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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때문에 졌다. 미안하다" 한일전 참패 후 주장 김현수의 자책[도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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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일본)=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서로 미안하다고 하니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대표팀 선수들은 서로 미안해하며 고개 숙였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충격의 2연패를 당했다.

한 수 아래라고 평가했던 호주와의 첫 경기에서 7대8로 충격의 패배를 당했던 한국 대표팀은 그 충격을 다 털어내기도 전인 다음날 일본을 만나 4대13 완패를 당했다. 콜드게임 패배를 할 뻔한 철체절명의 위기였다.

선전을 예상했던 한국 대표팀이 전력상 더 약한 호주에 일격을 당한데 이어, 역대 최고 전력을 꾸린 '숙명의 라이벌' 일본에 처참하게 지자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선수들의 분위기도 마찬가지. 선수들은 한일전에서 대패한 후 누구도 쉽게 입을 열지 못하고 침통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떠났다. '한국 야구가 우물 안 개구리'라는 여론이 조성됐고, 한국 야구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대표팀은 11일 하루 훈련 없이 휴식을 취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트레이너실을 찾아 몸 상태를 체크하고, 12일 체코전에 대비했다. 한일전에서 추격의 솔로 홈런을 치는 등 팀내에서 타격감이 가장 좋은 박건우는 체코전을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박건우는 "사실 졌는데 선수들끼리도 따로 할 말이 많이 없었다. 다만 주장인 (김)현수 형이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미안하다는 말을 계속 많이 했다. 저희도 마음이 많이 아팠다"며 아쉬워 하면서 "누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경기를 지면 팀 전체가 진거다. 선수들이 각자 '나 ‹š문에 졌다', '미안하다'는 말을 많이 했다. 마음이 정말 아팠다"고 말했다.

아직 희망을 놓지는 않았다. 체코, 중국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분위기를 수습해야 하고, 8강 진출 경우의 수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희망을 살려야 한다. 박건우는 "체코전도 너무 중요하니 선수들끼리도 오늘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따로따로 선수 한명 한명이 잘못을 한 게 아니다. 못하건 다 같이 못한거"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체코전에서 1번타자 중책을 맡았다. "저는 공격적인 타자이기 때문에 초반부터 제 스타일대로 하겠다"는 박건우는 "오늘 무조건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 선수 한명 한명 다 최선을 다하고, 잘 할거라고 다들 서로 믿고 있다. 지금 믿는 수밖에 없고 저희는 무조건 이기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도쿄(일본)=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