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조금 부담이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
위성우 아산 우리은행 감독은 11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인천 신한은행과의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1차전을 앞두고 정규리그 MVP를 차지한 김단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FA로 우리은행에 합류한 김단비는 전성기의 기량을 회복하며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고 정규리그 MVP까지 거머쥐었다. 당연히 우리은행 전력의 핵심이다.
그런 김단비에 대해 위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조금 부담이 있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단기전 승부이고, 전 소속팀을 상대하기 때문이다"라고 걱정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워낙 베테랑이니 스스로 잘 해줄 것 같다. 개인적인 기우일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김단비에 대한 위 감독의 걱정은 '기우'였다. 쓸데없는 걱정이었다는 뜻이다. 김단비는 플레이오프 단기전에서 친정팀 신한은행을 상대로 폭발적인 활약을 펼치며, 정규리그 MVP의 위용을 이어갔다. 이날 김단비의 기록은 23득점-15리바운드-6도움-2스틸-3블록슛. 더블더블을 넘어서 트리플 더블에 가까운 기록이다. 개인파울은 겨우 2개 뿐이었다. 어디 하나 빠지는 게 없는 팔방미인급 활약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김단비의 맹활약을 앞세운 우리은행은 신한은행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65대51로 승리하며 플레이오프에서 먼저 1승을 따냈다.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첫 판을 따낸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확률은 85.1%다. 우리은행이 챔피언결정전 고지의 8부 능선에 오른 셈이다.
반면 신한은행은 정규리그 개인득점 1위 김소니아가 김정은의 철저한 마크에 당하며 8득점에 그치는 바람에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먼저 1승을 내준 신한은행은 2, 3차전을 모두 따내야 챔피언결정전에 오를 수 있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1쿼터 초반부터 우리은행이 기선을 잡았다. 박지현과 김단비, 김정은이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7-0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신한은행의 기세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경은과 김진영의 득점이 터지기 시작했고, 결국 1쿼터 3분24초 구 슬의 3점포가 터지며 12-11로 역전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신한은행의 공격에는 파괴력이 부족했다. 김소니아의 득점이 터지지 않았다. 이게 뒤로 갈수록 부담이 됐다.
반면 우리은행은 김단비와 김정은 등이 공수에 걸쳐 고른 활약을 펼쳤다. 김단비는 전반에만 이미 더블더블(17득점-11리바운드)을 기록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다. 결국 우리은행이 전반을 37-30으로 앞섰다. 3쿼터는 일방적이었다. 우리은행은 신한은행을 단 8득점으로 묶었다. 경기 막판 20점 차이까지 났다. 사실상 여기서 승패는 갈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