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스즈메의 문단속'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감성 판타지 어드벤처의 탄생을 알렸다.
8일 오전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내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과 하라 나노카가 참석했다.
8일 개봉한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은 지난 2017년 '너의 이름은.'으로 한국에서 380만 관객을 동원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이다.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소녀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너의 이름은.'에 이어 '날씨의 아이', '스즈메의 문단속'까지 일본 현지에서 세 번 연속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트리플 천만 감독에 등극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2) 황금곰상 이후 21년 만에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에 초청되는 쾌거를 이뤘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스즈메의 문단속'은 코로나19 한가운데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다. 과연 이 작품을 완성했을 때 한국에 갈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이렇게 무사히 올 수 있어서 너무 반갑고 영광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작품 안에서 '문'을 중요한 요소로 꼽은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영화를 처음 만들기 시작했을 때부터 문에 대해서 생각을 해왔다"며 "예전에도 말씀드렸지만 한국 드라마 '도깨비'를 보았을 때 문을 사용한 방법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고 느꼈다. 그리고 문은 '일상의 재해'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매일 문을 열고 나가서 닫고 집에 돌아오지 않나. 그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 일상이다. 재해는 이러한 일상을 단절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OST 선곡 기준에 대해서는 "일본인이 어디선가 들었을 것 같은 노래들로 선곡을 했다. 영화와 현실이 실제로도 이어져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짚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거대한 재난을 막기 위해 분투하는 스즈메의 용기를 스토리 안에 몰입감 있게 펼쳐냈다. 그는 "애니메이션에서 물을 사용하는 건 정말 어려운 것 같다. 현장에서도 '또 물이에요?'라고 저한테 물어보지만, 관객들이 좋아하기 때문에 물에 대해 그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규슈, 시코쿠, 고베, 도쿄 등 일본 각지의 모습을 담아내 함께 여행하는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저도 '한국 관객들이 왜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할까' 궁금했다"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일본과 한국이 풍경과 문화적인 부분에서 참 닮은 점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한국 팬분들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관람하고 일본에서는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게 아닌가 싶다. 두 국가가 정치적으로는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지만 문화적인 부분에서는 굉장히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 앞으로도 함께 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스즈메의 문단속'을 통해 처음 성우에 도전한 하라 나노카는 1700:1의 경쟁률을 뚫고 스즈메 역에 발탁됐다. 하라 나노카는 "처음엔 제가 성우를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며 "그런데 더빙을 할 때마다 감독님께서 '훌륭하다'고 칭찬해 주셔서 무사히 잘 해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스즈메를 연기하면서 어려웠던 점에 대해선 "'아!'라는 목소리를 내는 게 어려웠다. 감독님께서는 같은 소리로 들려도 의미는 다 다르다고 말씀해 주셨다"며 "특히 이 영화에서는 액션신이 많았기 때문에 달리는 호흡을 표현하기 위해 운동도 열심히 했다"고 전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초속5센티미터',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 등 신작이 개봉할 때마다 잊지 않고 한국 팬들을 찾았다. 그는 "'너의 이름은.'이 흥행하고 나서 사회적으로도 책임감이 생겼다. 아무래도 작품이 잘되고 나면 찾아주시는 관객 분들도 그만큼 많이 늘어나기 때문에 단순히 재밌는 엔터테인먼트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안 했다. '스즈메의 문단속'을 통해 '너의 이름은.'으로 얻게 된 책임을 하나 완수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강조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