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유연석이 영화 '멍뭉이'를 통해 천만 애견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사랑하는 존재들과 가족의 완성을 꿈꾸는 민수를 연기하며 캐릭터의 따뜻하고 솔직한 내면을 담아내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예정이다.
지난 1일 개봉한 '멍뭉이'는 견주 인생 조기 로그아웃 위기에 처한 민수(유연석)와 인생 자체가 위기인 진국(차태현), 두 형제가 사랑하는 반려견 '루니'의 완벽한 집사를 찾기 위해 면접을 시작하고 뜻밖의 '견'명적인 만남을 이어나가는 영화다.
반려견을 키워본 입장에서 시나리오를 거절할 수 없었다는 유연석은 "강아지와의 촬영이 쉽지 않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며 "대본을 먼저 받아보고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와 의미를 느끼고 나서부터는 거절하기가 쉽지 않았다. 사실 '멍뭉이'가 제가 당시 찾던 작품은 아니었을 수도 있다.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의 대작 시나리오에 먼저 손이 갔을 수도 있었지만 가제부터 '멍뭉이'라고 되어 있어 자연스레 시선이 그쪽으로 향했다. 제가 이 영화를 안 하겠다고 하면 마치 이 아이들을 거절하는 느낌이 들어서 영화에 출연하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겠다 생각했다. 또 감독님과 미팅을 해보니 강아지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느껴져서 '아, 이 분은 찐이시구나' 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유연석은 차태현과 2008년 방영된 MBC 드라마 '종합병원' 이후 '멍뭉이'에서 15년 만에 재회했다. 그는 "태현이 형과 사촌 관계로 나오는 거 자체가 반가웠다. 굳이 케미를 따로 만들어내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되고 친해지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돼서 더 편했던 것 같다. 아무래도 형과의 추억이 있다 보니 함께 공유하면서 친형제처럼 촬영할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특히 영화에서는 유연석과 차태현이 '종합병원' 촬영 당시 찍었던 폴라로이드 사진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유연석은 "영화관에서 그 사진을 보고 나서 여러 가지 추억들이 떠올랐다"며 "이번 영화를 보면서 저와 태현이 형의 '견'명적인 만남이 15년 전부터 시작됐다고 느꼈다(웃음). 만약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으면 이 영화에 사진을 못 썼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예전부터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취미가 있었는데, 요즘에는 필름 현상하는 곳이 많이 없어져서 잠시 쉬고 있었다. 몇 년 전에 찍어둔 인화용 사진들을 이사 갈 때 짐 정리하다 불쑥 보게 되고 앨범을 뒤적이면서 더 소중함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유연석은 지난 15일 진행된 '멍뭉이'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 중 눈물을 보여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제가 그동안 공식석상에서 운 적이 없었다"며 "작품을 보다 눈물을 흘린 적은 있어도 마음을 잘 추슬러왔는데 이렇게 기자간담회 도중 운 건 처음이라 저도 놀랐다(웃음). 이 작품이 가진 의미에 대해 생각을 하다 저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울컥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아지들과 함께 연기하면서 느낀 점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유연석은 "물론 배우로서 진심을 담아 연기를 하지만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촬영 과정을 다 알고 있지 않나. 하지만 강아지들은 그런 게 없다. 우리가 억지로 훈련시켜 루니의 표정을 담아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 교감을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감정이 우러나올 수 있도록 시간을 두고 촬영을 진행했다. 촬영 중에는 루니의 표정을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스크린을 통해서 보니 너무 감동적이었다. 아무도 없는 텅 빈 집 안에 들어왔을 때 루니의 방석에 묻어 있는 털을 만지면서 빈자리를 많이 느꼈다. 저도 반려견을 떠나보낸 경험이 있다 보니 더 가슴이 미어졌다"고 뭉클한 마음을 내비쳤다.
한편 유연석은 지난 한 해 동안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출연하며 변화무쌍한 매력을 보여줬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의 데이빗 박, JTBC 수목드라마 '사랑의 이해' 하상수 역을 맡아 누아르와 멜로 장르를 오가며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해 냈다. 그는 "저를 익숙함에 가두고 싶지 않다.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 게 어색할 수는 있겠지만 그걸 겁내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 드라마, 무대, 예능 등을 통해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소망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