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영화 '소울메이트'가 앨범 속 필름 사진을 오랜만에 꺼내본 듯한 진한 여운을 선사했다. 배우 김다미와 전소니, 변우석은 오랫동안 필름통에 묵혀 둔 찬란한 우정 이야기를 하나씩 공개했다.
오는 15일 개봉하는 '소울메이트'는 첫 만남부터 서로를 알아본 두 친구 미소(김다미)와 하은(전소니)그리고 진우(변우석)가 기쁨, 슬픔, 설렘, 그리움까지 모든 것을 함께 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지난 2011년 '혜화, 동'의 민용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청춘들의 우정과 사랑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1998년 여름, 서울에서 제주로 전학을 간 미소는 전학 온 첫날 하은의 옆자리에 앉게 됐다. 이름은 '미소'지만 잘 웃지 않은 김다미, 그리고 '여름 은하수'라는 의미에 걸맞게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가진 전소니는 운명처럼 서로에 이끌려 진정한 '소울메이트'로 거듭났다.
하은의 옆자리에는 항상 당연하게 미소가 있었지만, 첫사랑 진우를 만나고서부터는 이들의 관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미소와 하은은 오해와 서운함이 물밀듯이 밀려와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없는, 가장 가까우면서도 먼 사이가 되어버렸다. 성인이 된 하은은 부모님이 원하는 대로 교대에 진학 후 교사가 되었고 미소는 마음의 안식처였던 제주를 떠나 자유로운 서울 생활을 시작했다. 어른이 되고서 각자 삶을 살았던 이들은 서로에 애정 섞인 원망을 모두 쏟아내며 더 돈독해진 우정을 보여줬다.
김다미는 특유의 싱그러운 매력을 발산하며 청춘의 표상이 됐다. 지난해 종영한 SBS 드라마 '그 해 우리는'에서는 풋풋하고 따스한 청춘 멜로를 그렸다면, '소울메이트'에서는 사랑보다 깊은 우정을 애틋하게 표현했기 때문. 김다미가 연기한 미소는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인생을 자유롭게 살아가려고 하지만, 가장 친한 친구인 하은 앞에만 서면 한 없이 약해지는 인물이다. 캐릭터의 밝은 모습 뒤 숨겨진 아픔, 슬픔까지 입체적으로 그려내 뭉클함을 안겨줬다.
전소니는 미소와의 우정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하은' 그 자체였다. 가장 좋아하는 친구이기에 더 걱정되고 안타까운 마음을 가감없이 전달했고, 깊은 눈빛을 통해 말로 하지 않아도 자신의 마음을 읽을 수 있도록 세밀하게 연기했다. 또 하은은 미소가 자유롭게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늘 뒤에서 응원하며 든든한 울타리 같은 존재가 되어주기도 했다. 변우석은 성공적인 첫 스크린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극 중 진우는 미소와 하은 사이에서 우유부단한 듯 하지만, 두 사람의 오랜 우정을 더더욱 찬란하고 빛나게 해줬다.
한편 '소울메이트'는 중국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를 한국적 감성으로 담아냈다. 폴더폰, MP3 등 복고풍 소품에 아름다운 제주도 풍경까지 더해져 옛 추억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작품을 보고 난 뒤에는 학창 시절을 함께 보냈던 소울메이트의 얼굴이 문득 떠올라 여러 가지 생각에 잠기게 만든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