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낮게 뚝 떨어지는 공이 좋았다. 실전이 아니라 연습이긴 하지만…"
'2년 연속 10승'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23)은 이제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발투수로 우뚝 섰다. 메이저리거도 원태인의 구위에 깜짝 놀랐다.
제 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선발된 원태인은 3일 열리는 SSG 랜더스 2군과의 연습경기에 앞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상대로 라이브피칭에 나섰다.
WBC 규정상 메이저리거인 김하성과 에드먼은 이날 연습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오는 6일 오릭스 버팔로스, 7일 한신 타이거즈와의 공식 연습경기에만 나설 수 있다. 때문에 이날 라이브배팅을 소화한 것.
실전을 가정한 대결인 만큼 투수들의 구위가 녹록치 않았다. 몸쪽에 높고 낮게 빠른공을 붙이는가 하면, 뚝 떨어지는 원바운드성 변화구가 이어졌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연신 파울과 헛스윙을 이끌어낸 까다로운 투구였다.
라이브 배팅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김하성은 "컨디션은 괜찮은 것 같다"면서도 "(구)창모랑 (원)태인이 공이 정말 좋더라. 공격적으로 쳐보기도 하고, 일부러 공을 지켜보기도 했다. 오늘은 연습이니까 감각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인이의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정말 좋았다. 실전이 아니라 연습이기 때문에, 투수가 좋은 공을 던지면 '정말 좋았다'고 얘기하면서 타격을 했다. 구창모도 직구에 힘이 있더라. 좋은 말을 많이 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전감각을 얘기하면 변명이 될 것 같다. 그만큼 훈련량을 늘렸다. 오늘도 코칭스탭에서 (라이브배팅을)배려해주시지 않았나. 많은 도움이 됐다. 평가전부터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하성과 에드먼은 WBC 대표팀의 유이한 메이저리거이자 키스톤 콤비이기도 하다. 김하성은 "아직은 호흡을 맞추는 단계다.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 오늘 경기는 함께 열심히 응원하겠다"며 웃었다.
이어 "한국과 미국의 야구 문화가 좀 다르고, 수비 포메이션 같은 이야기도 했다. 그런데 사실 같은 야구"라며 "최대한 챙기면서 같이 옆에 있어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전에 임하는 일본 대표팀 선발투수로는 김하성의 팀동료 다르빗슈(샌디에이고)가 예상된다. 김하성은 "워낙 좋은 투수니까 잘 준비해야한다"면서 "내가 아는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고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