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74-82kg 다부진 체격에 근성있게 야구에 집중하는 모습이 신인선수같지 않다. 손차훈 한화 이글스 전력강화코디네이터는 "신인 때 정근우를 보는 것 같다. 분위기가 상당히 비슷하다"고 했다. '고졸신인' 내야수 문현빈(19)을 두고 한 말이다. 2루수 '레전드' 정근우와 수비 포지션도 같다.
문현빈을 설명하는 키워드, '악바리'다. '이글스의 미래'로 불리는 1년 선배 문동주(20)와 함께 요즘 1군 캠프에서 가장 '핫'한 선수다.
"너무 좋게 평가해 주셔서 감사하다. 더 보여줄 게 많고 아직 만족 못하고 있다. 항상 아쉬움을 갖고 훈련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
일본 오키나와 1군 캠프에서 만난 문현빈은 차근차근 페이스를 올리고 있다. 결과를 의식하기 보다 밸런스, 루틴을 생각하면서 훈련하고 있다고 했다.
서두를 이유가 없다. 시간은 그의 편이다.
주 포지션은 2루수. 유격수 수비훈련도 병행하고 있다. 고교시절에 두 포지션을 모두 소화했다. 유격수와 2루수, 성격이 다른데 자신감이 넘친다.
"유격수 수비에 부담은 없다. 딱히 어렵다는 생각이 안 든다. 타구를 처리할 때 유격수 위치가 오히려 더 좋다. 송구에 자신있다"고 했다.
지난 28일 라이브 배팅 때 선배 문동주가 던진 강속구를 때려 안타성 타구로 만들었다. 지난 11월 마무리 훈련 때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코칭스태프가 그를 주시하게 된 계기다.
"청소년대표로 국제대회에 나갔을 땐 시속 150km대 강속구를 잘 못쳤다. 잘 할 줄 알았는데 못 때렸다. 빠른공을 본 경험이 도움이 된 것 같다."
빠른공 공략을 위해 타격폼을 간결하게 가져가고 있다. 배트 스피드를 늘리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중점적으로 했다.
1군 캠프에서 한달을 보낸 고졸루키. 프로 첫 목표는 개막 엔트리 진입니다. 문현빈은 "지금 환경에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했다. 모범답안같은 코멘트다.
야구를 대하는 태도와 비슷하게, 매사에 진지하다.
그는 "결과에 과도하게 연연하지 않으려고 한다. 다음날 경기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결과가 안 좋으면 하늘이 안 도와줬구나 생각한다"고 했다.
오키나와(일본)=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