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6명의 선발 후보 중 4명이 왼손 투수다. '투수 전문가' 김원형 감독은 누구를 최종적으로 선택할까.
SSG 랜더스 선수단은 지난 2월 28일 일본 오키나와에 입국했다. 3월 1일 본격적인 실전 경기 위주의 2차 캠프가 시작된다. 일주일 가량 일본에서 감각을 조율하고, 오는 8일 귀국한다.
SSG는 아직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이 확정되지 않았다. 후보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새 외국인 투수 에니 로메로, 커크 맥카티에 김광현, 오원석 그리고 지난해 수술 재활을 끝내고 건강하게 복귀한 문승원, 박종훈까지. 총 6명의 선발 후보들이 경쟁 중이다. 이들 중 누구 하나 쉽게 제외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김원형 감독은 일찌감치 "6선발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로테이션 운영상, 그리고 투수들의 컨디션 조절 등 여러가지를 감안했을때 5선발 체제가 가장 이상적이라는 투수 전문가의 결론이다. 결국 6명의 선발 후보 중에 한명은 불펜에서 롱릴리프로 활용되거나, 로테이션 중에 이탈자가 발생했을때 대체 선발로 자리를 채우게 될 수도 있다.
감독은 절대 "경쟁에서 밀린다"는 표현을 하지 않았다. SSG가 상대적으로 약한 포인트가 선발이 아닌 불펜이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선발 경쟁에서 밀린 선수가 불펜으로 가는 게 아니라, 우리가 불펜이 더 약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좋은 투수'가 보직을 옮기는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그런데 한가지 감안해야 할 요소가 있다. 바로 6명의 선발 후보 가운데 무려 4명의 투수가 좌완 투수라는 사실이다. 기존 선발 가운데 김광현, 오원석 뿐만 아니라 새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왼손이다.
외국인 투수를 새로 영입할 때도 감안했던 부분이다. 구성상 한명은 우완 투수라면 더 좋았겠지만, 좌우 상관 없이 가장 좋은 투수를 뽑는 게 더 낫다는 결론을 냈다. 김원형 감독은 "우리가 외국인 투수를 뽑을때 그 부분에서 걱정을 하긴 했다. 그래도 오른손이든 왼손이든 잘 던지면 된다는 결론을 냈다. 예를 들어서 우완 투수만으로 4~5명씩 선발진을 꾸리는 팀도 있지 않나. 김광현이 왼손 투수여도 김광현 같은 투수가 5명 있다면, 그게 더 좋지 않겠나. 어떻게 보면 고정관념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 했다. 김 감독은 또 "그렇게까지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타자들도 좌우에 상관 없이 개인 스타일에 따라 상대하는 결과가 다르더라. 저는 크게 문제가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어쩔 수 없이 내심 아쉬운 부분도 있다. 바로 오원석이다. '차세대 김광현'인 오원석은 지난 2년간 착실히 성장해왔다. 지난 시즌에는 첫 규정 이닝 소화에, 한국시리즈에서 호투를 펼치면서 진가를 확실히 보여줬다. 이만큼 많이 성장했는데, 팀 상황에 따라 오원석이 보직을 옮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는 그런 오원석에 대한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
김원형 감독은 '오원석 아깝지 않냐'는 질문에 "아깝죠"라고 단숨에 대답하며 "그래도 가장 좋은 투수가 불펜으로 이동한다. 6선발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이야기 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