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야구에서 나온 이 명언, 현재 여자 프로농구의 2~4위 순위 경쟁을 설명하는데 제격이라 할 수 있다.
삼성생명, 신한은행, BNK썸 3개팀은 이제 3~4경기씩밖에 남지 않은 시즌 막판임에도 자신의 순위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가히 '역대급' 경쟁이라 할 수 있다. 이미 정규리그 1위를 결정지은 최강 우리은행을 플레이오프부터 만나지 않기 위한 첫번째 이유에다, 홈구장에서 1경기라도 더 하는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단연 2위가 최상의 목표인 상황이다.
21일 현재 삼성생명이 신한은행, BNK와의 승차를 각각 1경기와 1경기 반으로 벌려 놓으며 2위를 달리고 있기에 가장 유리한 것은 맞다. 하지만 3개팀 모두 끝까지 해보겠다는 의지가 강한데다, 각자 유리한 점을 가지고 있어 최종 순위를 예단하기는 힘들다. 삼성생명과 BNK는 자력으로 2위를 확정지을 수 있고, 특히 순위가 가장 낮은 BNK는 두 팀과의 상대전적에서 앞서고 있는 것이 우위 요소라 할 수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긴 후 두 팀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승부를 결정지어야 할 앞의 2경기를 유독 강한 홈에서 치를 수 있는데다, 난적인 우리은행을 사실상 순위가 결정된 후 가장 늦게 만나기에 상대적으로 편하게 상대할 수 있다.
'경우의 수'를 따져봤을 때 삼성생명이 가장 깔끔하다. 삼성생명은 24일 BNK, 26일 신한은행과 차례로 시즌 마지막 맞대결을 펼친다. 2경기를 모두 잡아내면 18승을 확보, 무조건 2위를 확정짓게 된다. 1승1패를 거둔다고 해도 시즌 최종일인 3월 3일 하나원큐를 잡아내면 최소 3위를 차지할 가능성도 높다.
BNK 역시 남은 4경기를 모두 잡아내면 2위가 확정된다.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긴다는 것은 삼성생명을 잡아낸다는 결과이고, 이럴 경우 삼성생명과 동률을 이룬다 해도 상대전적에서 앞서기 때문이다. 물론 올 시즌 단 한번도 넘지 못했던 우리은행과 22일 만나는 것이 부담스런 대목이다. 하지만 이미 1위를 결정지은 우리은행은 베스트 라인업이 아닌 박혜진 최이샘 노현지 박다정 등 올 시즌 풀타임으로 뛰지 않았던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남은 경기를 활용하고 있어 1승을 챙길 절호의 기회라 할 수 있다.
또 만약 3승 1패를 거둔다 해도, 삼성생명은 반드시 꺾는다면 역시 최소 3위까지 오를 가능성도 높다. 역시 맞대결 결과가 순위 싸움에 결정적이라는 얘기다.
신한은행은 3전 전승을 거둬도, 삼성생명이 최소 2승을 거두면 2위 탈환에는 실패한다. BNK가 4승을 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최소 3위 확보를 위해서라도 절대적인 전제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올 시즌 단 한번도 패하지 않았던 하나원큐와 23일 만난 후, 26일 삼성생명전에 '올인'을 하는 전략이다. 2경기 모두 7할에 가까운 승률을 기록중인 홈구장에서 치르기에 최상의 시나리오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최고 2위, 최소 3위라는 실리 추구와 더불어 3개팀 중 2개팀은 무조건 플레이오프에서 3전 2선승제의 맞대결을 펼치기 때문에 기선 제압이라는 측면에서도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이들이 펼치고 있는 여자농구 막판 최고의 빅카드 결과는 빠르면 26일 결판난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