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우승'이 꼭 들어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2023년을 준비하는 박성현(30)의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올해를 반등의 계기로 삼고자 하는 열망이 크다. 2017년 LPGA(미국여자프로골프)에 데뷔해 신인상, 상금왕, 올해의 선수상을 휩쓸며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그러나 2019년 아칸소 챔피언십 이후 우승을 추가하지 못했다. 2020년엔 어깨 부상까지 겹치며 기나긴 슬럼프를 겪었다. 지난해 9월 오랜만에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 출전한 박성현은 3위를 기록하면서 반등의 불씨를 살렸다.
9일 서울 신사동에서 진행된 어메이징크리와의 의류 후원 조인식에 참가한 박성현은 "한국에서 3년을 뛰고 미국에서 초반 3년을 뛸 때 '6년간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며 "그 뒤로 힘든 일이 생기고 성적이 안 나게 되면서 작년까지 정말 마음 아픈 날들을 보냈다"고 소회했다. 긴 부진 속에 아픔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박성현은 "내 인생에 중요한 경험 아니었나 싶다. 그동안 홀로 생활해 본 적이 없었는데 미국에서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면서 홀로서기하는 법을 알게 됐다"며 "매일 좋은 일, 안 좋은 일이 있기 마련이다. '이번엔 못 해도 다음엔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보내다 보니 마음도 단단해졌다. 작년 하반기부턴 내 경기를 지켜보시는 분들이 '표정에 여유가 생겼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더라"고 말했다.
박성현은 오는 20일 미국 캘리포니아로 출국해 3월까지 동계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지난해 일찌감치 시즌을 마무리하고 새 시즌 준비에 돌입한 박성현은 "하루 3~4시간 씩 운동하면서 체력을 끌어 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작년보다 강도를 높게, 많이 하고 있다. 지치지 않는 체력을 유지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며 "다른 부분도 보완해야 할 게 많지만 체력이 밑바탕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기술적인 부분들은 미국에서 훈련하며 보완할 생각"이라고 공개했다.
박성현은 "올해 만 30세가 됐다. 진정한 30대가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웃은 뒤 "어린 마음, 아기 같은 마음을 버리고 어른답게 골프 안팎을 대하면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2023년엔 우승이 꼭 들어가야 정말 잘 마무리했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강하게 준비할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신사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