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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안우진은 필승조였는데…'9억팔' 1차 지명의 3년차 보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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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준 기자] 지난 2년 간 장재영(21·키움 히어로즈)은 프로의 벽을 실감했다.

데뷔 첫해 성적은 19경기 17⅔이닝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9.17. 볼넷을 24개나 내줄 정도로 제구 문제가 두드러졌다. 지난해엔 14경기 14이닝에서 볼넷 수가 7개로 다소 줄었지만, 평균자책점은 7.71로 여전히 높았다. 150㎞ 이상의 직구를 손쉽게 뿌리는 강속구는 매력적이지만, 제구 문제를 풀지 못했다.

이랬던 장재영의 올 시즌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호주 프로야구(ABL) 질롱 코리아 유니폼을 입은 장재영은 6경기 30이닝 1승2패,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했다. 볼넷 9개를 내준 반면, 탈삼진 37개를 솎아냈다. 전체 투구 중 스트라이크 비율도 62.7%로 나쁘지 않았고,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도 1.03으로 준수했다. 그동안 숙제로 여겨졌던 제구 문제에서 해답을 찾은 눈치다.

이런 장재영의 모습은 팀 선배 안우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안우진도 데뷔 2년차까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2년 간 선발-구원을 오가면서 39이닝 9승9패1홀드, 평균자책점 5.83이었다. 하지만 3년차였던 2020년 불펜 전환해 42경기 2승3패2세이브13홀드, 평균자책점 3.00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이듬해 선발로 보직을 바꿔 8승을 챙긴 안우진은 2021시즌 다승(15), 평균자책점(2.11) 부문 1위로 KBO리그 최고 토종 투수 반열에 올랐다.

장재영은 안우진과 마찬가지로 데뷔 후 2년 간 불펜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안우진이 데뷔 초반 불펜과 퓨처스(2)팀을 오가면서 경험을 쌓고 영점을 잡으면서 선발 투수로 거듭난 것처럼, 장재영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장재영이 1군에서 모두 불펜 등판했지만, 퓨처스에선 13차례 선발 등판을 한 바 있다. 질롱 코리아에서도 선발 보직을 맡으면서 '선발 빌드업'을 이어갔다.

팀 상황을 봐도 '선발 투수 장재영'에 대한 기대감은 커진다. 키움은 스토브리그에서 FA 원종현(36)을 비롯해 임창민(38) 홍성민(34) 변시원(30)을 영입하며 불펜 강화에 집중했다. 불펜 뎁스가 넉넉해진 반면, 선발진은 요키시, 후라도와 안우진 최원태의 뒤를 이을 5선발 한 자리가 남아 있다. 5선발 후보군으로 이승호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으나, 꾸준히 선발 수업을 받으면서 호주에서 성과를 낸 장재영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도 있다.

3년차 안우진의 역할은 불펜이었다. 비슷한 길을 걸어온 후배 장재영이 과연 선배 안우진보다 1년 먼저 선발 보직을 맡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승준 기자 lsj0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