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화난 팬들이 트럭 시위까지 나섰다. 구단의 오판이 너무나 많은 것을 잃게 만들었다. 선수들에게는 어떤 동기 부여를 줄 수 있나.
6일 흥국생명 일부 팬들은 트럭에 전광판 메시지를 띄우는 '트럭 시위' 행동에 나섰다. 최근 권순찬 감독 경질 사태를 놓고, 분노한 '팬심'의 표출이다. 시위용 트럭은 이날부터 태광산업 본사, 흥국생명 본사, KOVO 등 앞에서 시위를 했고, 오는 9일 추가 시위를 예고한 상태다.
그리고 이날 흥국생명은 새 사령탑을 선임했다. 언론을 통해 유력설이 흘러 나왔던 김기중 감독이다. 흥국생명에서 4년간 박미희 감독과 수석코치로 호흡을 맞추며 팀 사정에 밝은 인물이다. 흥국생명 구단은 감독 발표와 함꼐 "최근의 사태에 대해 배구를 사랑하는 팬과 배구 관계자들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하게 생각하며, 김 감독이 빨리 선수단을 추슬러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을 다 할 생각"이라고 고개를 숙였지만, 아직 봉합이 안되는 상태다.
지난 5일 권순찬 감독 경질 후 첫 경기였던 GS칼텍스전을 마치고, 김해란과 김연경이 취재진 인터뷰를 통해 밝힌 심경 고백은 팬들 사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선수들이 직접 혼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 하면서 성난 팬심에 불을 붙였다. 이날 관중석 곳곳에서 '선수들을 지키겠다'는 팬들의 메시지가 눈에 띄었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흥국생명 선수들은 승부에 집중하며 끝내 승리를 팬들에게 선물했다. 프로다운 모습이었다.
다만 앞으로가 문제다. 이미 신뢰의 끈이 끊어진 상황에서 과연 구단이 어떤 동기부여를 줄 수 있는지 불명확 하다. 순항하고 있던 경기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흥국생명은 최근 1위 현대건설이 '주포' 야스민의 장기 부상 이탈로 치고 올라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은 상태였다. 그러나 충격적인 감독 중도 경질이라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선수들의 집중력과 경기력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게 됐다. 특히나 선수들은 이영수 감독대행이 GS칼텍스전 직후 사퇴한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고, 곧이은 새 감독 선임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흥국생명은 8일 화성에서 IBK기업은행과 만난 후 11일 대망의 현대건설전이 기다리고 있다. 휴식기를 앞두고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