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제주 유나이티드가 골키퍼 김형근(28)을 영입하며 뒷문 단속을 강화했다. 계약기간은 2024년까지 총 2년.
영남대 출신인 김형근은 2015년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2 대표팀에 발탁됐던 골키퍼 유망주였다. 그해 10월 12일 호주와의 평가전(2대1승)에서 선발 출전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비록 2016년 리우올림픽 본선 명단에는 제외됐지만 현재 제주의 No.1 골키퍼 김동준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김형근은 2016년 부산아이파크에 입단하며 프로무대에 데뷔했다. 이후 2019년까지 총 4시즌 동안 총 47경기에 출전했다. 김형근은 2020시즌을 앞두고 서울이랜드로 이적했다. 지난 시즌까지 총 25경기를 소화했다.
1m88, 78kg의 탄탄한 체격과 빌드업 능력이 뛰어난 김형근은 선의의 경쟁자로 다시 만난 김동준과 함께 제주의 골문을 더욱 두텁게 만들 전망이다. 김형근은 "제주에는 김동준이라는 좋은 골키퍼가 있다. 출전도 중요하지만 팀의 발전을 위해 건강한 긴장감을 불어넣는 게 중요하다. 1부리그는 첫 경험인 만큼 기대가 크다"라고 입단 소감을 전했다.
한편, 2023시즌 제주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영입 선수들은 제주에서 미래 프로축구선수를 꿈꾸는 축구 꿈나무와 함께 한다. 영입 발표에 앞서 해당 선수들은 제주도내 학교 축구부 뿐만 아니라 전지훈련을 위해 제주도를 방문한 축구 유망주들을 직접 찾아가 팀 훈련에 참여한다.
앞서 제주에 합류한 연제운(제주서초), 김승섭(제주동초), 유리(화북초), 이기혁(중문초)에 이어 김형근은 팀 합류에 앞두고 서귀포초등학교(이하 서귀포초)로 향했다. 서귀포초 축구부(감독 정광석)는 1963년에 창단해 전국소년체전 동메달을 시작으로 도내 백호기축구대회 3연패 등 그동안 뛰어난 성적을 거둔 전통의 강호다.
현재는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김성미 교장을 비롯해 모든 교직원, 선수, 학부모들이 합심해 앞으로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팀이다. 이 소식을 접한 김형근은 서귀포초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단순한 팀 훈련 참가가 아닌 일일 골키퍼 코치로 활약하며 특별한 입단식을 진행했다.
김형근은 서귀포초 골키퍼 유망주 3명을 대상으로 자신의 노하우와 스킬을 전수했다. 김형근의 열성적인 지도에 서귀초 골키퍼 유망주들은 실력 향상뿐만 아니라 자신감을 얻었다. 김형근의 진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훈련을 마치고 축구부 전원을 상대로 즉석에서 승부차기 대결을 제안했다. 성공한 키커에게 음료수를 사주기로 약속했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한 법(?). 김형근은 발과 몸만 활용해 환상적인 선방쇼를 보여줬다. 하지만 이날 승부차기 대결은 승자도 패자도 없었다. 오히려 득점에 실패한 축구 꿈나무들에게 칭찬과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김형근은 축구 꿈나무들에게 눈 앞에 보이는 승리의 기쁨에 취하는 게 아닌 꺾이지 않는 마음을 심어주는 게 진짜 목표였다. 내기를 걸었던 음료수도 선수 전원에게 제공했다.
이를 지켜본 서귀포초 정광석 감독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정광석 감독은 "김형근 선수는 진짜 프로다. 꿈을 향한 세심한 코칭뿐만 아니라 중요한 교훈도 알려줬다. 우리 선수들에게 짧은 시간이었지만 잊지 못할 순간이 됐다"라고 말했다. 김형근은 "내 진심이 축구 꿈나무들에게 전달됐으면 좋겠다. 내 목표와 꿈도 더욱 커지는 소중한 입단식이었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