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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도 못 잡으면…' 드래프트 전체 1순위 국대 출신 좌완 파이어볼러 깊어지는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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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롯데 좌완 김진욱(20)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병규 감독이 이끄는 질롱 코리아를 통해 호주리그에 참가중인 김진욱은 데뷔전에서 쓴 맛을 봤다.

김진욱은 30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 베이스볼센터에서 열린 2022~2023 호주프로야구(ABL) 7라운드 두번째 경기 시드니 블루삭스전에 선발 출격했다. 하지만 선발 2이닝 만에 홈런 포함, 8안타 4사구 2개로 8실점 하며 9대25 대패의 단초를 제공했다. 팀의 4연승도 끊겼다.

1회부터 타자일순 속 5실점 하며 고전했다. 고질인 제구 불안이 발목을 잡았다.

1회 초구부터 몸에 맞는 공으로 출발한 김진욱은 안타, 볼넷에 이어 4번 타자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선제 실점했다. 이어진 무사 1,3루에서 희생플라이 실점에 이어 6번 새미 시아니에게 중월 투런포를 허용해 5실점 째를 했다.

2회는 공 4개 만에 뜬공 2개로 빠르게 안정을 찾는 듯 했다.

하지만 2사 후 연속 2루타로 6점째를 내준 뒤 2사 1,3루에서 1회 홈런을 맞았던 시아니에게 싹쓸이 2루타를 허용했다. 8실점 째. 김진욱은 후속 타자를 내야 뜬공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2이닝 만에 51구로 너무 많은 공을 던졌다. 김진욱은 3회부터 마운드를 유지성에게 넘겼다.

호주리그 데뷔전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셈.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확연해 불리해지는 볼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를 밀어넣다가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

강릉고 시절 완성형 좌완 파이어볼러로 주목받던 김진욱은 2021년 2차 지명 전체 1순위로 롯데에 입단했다.

첫해인 2021년 39경기 4승6패 8홀드 6.31의 평균자책점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와일드한 투구폼과 높은 타점의 정통 오버스로우로 150㎞를 육박하는 빠른 공으로 상대 타자를 윽박지르는 강력한 구위를 갖춘 투수. 하지만 고질인 제구와 들쑥날쑥한 기복이 발목을 잡았다. 신인 시절 대표팀에 승선해 국제 무대에서 자신감 넘치는 공으로 포텐이 크게 터지는 듯 했지만 롯데로 돌아와 답보 상태에 빠졌다.

프로 두번째 해였던 올시즌은 14경기 등판에 그쳤다. 2승5패, 6.36으로 오히려 첫 시즌보다 퇴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을 앞두고 터닝포인트 마련을 위해 합류한 질롱코리아. 하지만 첫 경기 등판은 실망스러웠다. 여전히 고질인 제구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

속단은 이르다. 이제 막 첫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게다가 KBO 시즌 준비 차원에서 크게 볼 때 아직 스프링캠프도 시작하지 않은 이제 막 몸을 만들 시점이기도 하다.

긴장된 마음에 첫 단추를 잘못 뀄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쨌든 김진욱이 더 크게 뻗어나갈 길은 스트라이크 존 근처에 꾸준히 탄착점을 만드는 것 뿐이다. 볼과 스트라이크 차이가 확연한 공으로는 타자의 노림수를 피해갈 수 없다. 높은 타점의 구종가치 높은 패스트볼이나 변화구와의 속도 차가 주는 완급의 위력도 반감될 수 밖에 없다.

올림픽 때 보여줬던 과감한 공격적인 피칭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자신의 공에 대한 꾸준한 확신이 동반돼야 한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도 경기를 망쳐버리지 않고 이닝을 끌고갈 수 있는 마인드 셋도 필요하다.

프로 3년차를 맞는 2022년. 김진욱으로선 특급과 평범의 갈림길에 설 시즌이다. 주형광 장원준으로 이어져온 롯데 좌완 특급 계보를 이을 투수이자 국가대표 좌완 한자리를 책임질 유망주.

알을 깨고 세상에 우뚝 서는 길은 험난할지언정 결코 불가능한 여정은 아니다. 구위는 충분하다. 마지막 해법은 자신의 공에 대한 지속가능한 확신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