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우리가 알고 있던 '그' 옥스프링이 아직도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29일(한국시각) 호주프로야구(ABL) 시드니 블루삭스와 질롱 코리아의 경기. 3회에 나온 시드니의 두번째 투수 이름은 바로 크리스 옥스프링이다.
국내 야구팬들에게 '옥춘이'로 친숙한 바로 그 옥스프링이 맞다. 옥스프링은 이날 선발 투수가 조기 강판된 후 두번째 투수로 나와 3⅓이닝 2안타 6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호투를 했다. 경기는 질롱 코리아가 9대5로 승리했으나 옥스프링은 불펜 투수로 의미있는 활약을 했다.
옥스프링과 한국의 인연은 15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7년 LG 트윈스와 계약하며 KBO리그에 입성한 호주 출신 외국인 투수였다. 이후 롯데 자이언츠, KT 위즈까지 거쳤다. 2015년 KT를 끝으로 고국 호주로 돌아가 시드니 소속으로 ABL을 뛰었던 옥스프링은 이후 지도자의 길을 걸었었다.
롯데에서 1군과 2군 투수코치를 여러 해 동안 맡기도 했었다. 그리고 호주 야구 국가대표팀 투수코치를 했었다. 한국에서도 성실함과 겸손한 태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그는 은퇴 후에도 국제 대회나 스프링캠프, 연습 경기에서 한국 관계자들과 만날 때마다 먼저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지난 2020년 두산 베어스의 호주 질롱 캠프에서 만났던 옥스프링은 "오랫동안 한국과 인연을 가져왔다. 선수와 코치를 하면서 많은 것을 얻은 소중한 나라다. 한국 친구들이 우리 나라(호주)에 왔기 때문에 내가 직접 와서 인사하는 것이 예의"라며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제는 예전처럼 날렵한 체형도 아니고, 40대 중반의 중년이 됐지만 그는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다. 2019~2020시즌 시드니에서 ABL을 뛴 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시드니와 계약을 맺어 불펜 투수로 뛰고 있다. 예전만큼의 위력적인 공은 아니지만, 그의 나이가 이제 만 45세인 것을 감안하면 도전 그 자체로 대단하다.
옥스프링은 이제 고국인 호주에서도 '레전드'가 된 선수 중 한명이다. MLB, NPB, KBO를 모두 경험했고, 호주 국가대표에도 선수와 코치로 기여했다.
시드니 감독 토니 해리스는 호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옥스프링은 세계적인 경력을 가지고 있고, 우리 중 가장 경험이 많은 투수다. 그가 우리 팀 선수들에게 알려주는 것들은 무척 다양하다"며 칭찬ㄴ을 아끼지 않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