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고두심과 강하늘의 진심이 시청자를 울렸다.
26일 방송된 KBS2 월화극 '커튼콜' 15회에서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자금순(고두심)이 혼수상태에서 극적으로 깨어나 가짜 손자 유재헌(강하늘)과 재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자금순은 생사의 고비에서도 북쪽 손자 리문성부터 찾았다. 자금순의 남쪽 손자들은 가짜와 진짜 중 누구를 부를 것인지 고민하다가 가짜 손자 유재헌을 부르기로 했다. 박세연(하지원)은 유재헌에게 "오늘 마지막으로 리문성을 연기해 달라"고 부탁했고, 가문을 떠나 평범한 연극배우로 돌아갔던 유재헌은 다시 가짜 손자 리문성으로 자금순 앞에 나타났다.
하지만 죽음의 문턱이라는 절박한 순간에서 마주한 할머니의 진심을 더 이상 외면할 길이 없었다. 유재헌은 "리문성이 아니라 죄송합니다"라고 눈물로 용서를 구했다. 배신과 분노로 충격을 받을 것 같았던 자금순의 입에서는 뜻밖의 대답이 나왔다. 이미 가짜임을 알았으나 자신을 위하는 마음이 기특했고 그로 인해 행복했기에 모른 척했다는 것. 되레 자금순은 "내가 평생 처음으로 연기를 해봤는데 어땠냐"라며 위트 있는 말로 유재헌을 위로했다.
진짜 모습으로 자금순 앞에 오롯이 선 유재헌은 할머니 인생이 녹아든 연극 '커튼콜' 공연에 꼭 와달라고 부탁했다. 연극이 끝나면 직접 무대에 서서 감사 인사를 해달라며 쾌차를 기원한 것. 그런데 약속을 하려던 차에 자금순의 건강이 악화돼 다시금 위기의 순간이 찾아와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강하늘은 유재헌의 진폭 넓은 감정선에 완전히 몰입하며 순도 높은 눈물 열연으로 명장면을 섬세하게 완성해냈다.
자금순으로부터 진심을 전해 들은 유재헌은 손자 리문성(노상현)을 만나 할머니와 함께 보냈던 시간을 알려주기로 했다. 리문성에게 쌓인 할머니에 대한 오해와 불신을 풀어주고 싶었던 것. 할머니 손맛이 담긴 국밥부터 할머니랑 거쳐 간 연안 부두 앞 해변과 대숲길까지 돌며 북에 둔 가족을 평생 기다려왔음을 주지시켜줬다. 모든 걸 막아버린 철옹성 같았던 리문성의 마음에도 조금씩 균열이 가며 대숲길에 머물며 감정을 추스르기도 했다.
거미줄처럼 얽혔던 로맨스도 서서히 가닥을 찾아가고 있다. 박세연을 찾아간 유재헌은 자신이 진짜 누군지 알려주겠다며 연극을 보러 와달라고 부탁했다. 둘이 만난 게 눈에 거슬렸던 배동제(권상우)는 유재헌의 심기를 건드렸다. 유재헌은 박세연에게 결혼 승낙을 받고도 기분이 개운하지 않은 건 상대 마음을 못 가졌기 때문이라고 쏘아붙여 배동제의 허를 찔렀다. 로스쿨 졸업 이후 멈췄던 인생 시계를 되돌리기로 한 서윤희(정지소)는 유재헌에게 다시 마음을 고백하려다가 주저하고 예정대로 미국행을 준비해 안타까움을 샀다.
이처럼 '커튼콜'은 예측 불가한 전개로 짜릿한 긴장감을 선사하며 막판까지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자금순의 인생에 깊숙이 파고든 고두심의 신들린 연기력과 유재헌의 감정선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강하늘의 완벽한 케미스트리는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등장할 때마다 강렬한 인상과 카리스마로 극의 긴장감을 조율 중인 노상현과 순수한 열정에 따뜻한 면모까지 두루 드러내는 남다른 연기 내공의 소유자 하지원까지 명품 배우들의 열연들이 모아지며 풍성한 작품이 완성돼 가고 있다.
이날 방송은 5.3%(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