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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가 없다" 여기저기 아우성, 겨울이적시장이 조용하다[SC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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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감독들은 "선수가 없다"고 아우성이다. 에이전트들은 "일이 없다"고 답답해 하고 있다.

뜨거워야 할 K리그 겨울 선수 이적시장이 조용하다. 지난 몇년간 역대급 이적시장이 펼쳐졌던 것과 달리 잠잠하다. 그나마 강등된 성남FC발 '엑소더스'가 군불을 떼는 정도다. 연제운이 제주 유나이티드로, 유인수는 강원FC로, 박수일과 이시영은 FC서울로, 김민혁이 울산 현대로, 강재우가 부천FC로 이적을 확정했거나, 앞두고 있다. 여기에 K리그2 부천FC와 FC안양 정도가 시장에 매물을 더해주고 있다. 부천에서 오재혁(전북 현대) 김강산(대구FC)등이 새 둥지를 찾았거나 찾고있고, 새판짜기에 나선 안양은 아코스티, 김경중 백성동 정민기 등 핵심 자원들이 이적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 외에는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다. 자유계약(FA) 선수나 외국인 선수 위주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2022시즌 아쉽게 왕좌를 울산에 빼앗긴 전북 현대가 이적료를 쓰며 김건웅 오재혁 정민기 등을 품은 정도지, 타 팀의 움직임은 잠잠하다. 이적시장은 가지고 있는 선수를 내놔야 새로운 선수를 더할 수 있는데, 현재 각 팀의 움직임은 '선수 지키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전급 선수 외에 12~16번 정도로 분류되는 백업 자원들의 경우, K리그2 팀 숫자가 늘어나며 치열한 경쟁이 붙어버렸고, 여기서 괜찮은 선수 영입이 쉽지 않아지니 많은 팀들이 '그러면 아예 주전급 선수를 지키는게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실제 2022시즌 대어급 선수 중 FA가 아니고 이적한 케이스는 김건웅 오재석 윤빛가람 오재혁 정민기 정도(성남 제외)다. 오재석 윤빛가람은 트레이드 케이스다. 주전급 선수 이적료는 웬만하면 10억원이 넘어가는 수준이다. 그나마도 팔지 않겠다는 기조가 워낙 세다. 감독들이 "데려올 선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사실 사겠다는 의지도 그리 크지 않다. 각 팀들의 지갑은 더욱 얇아졌다. '지축을 흔들 것'이라 했던 대전하나 시티즌마저 기대만큼 선수단에 돈을 쓸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적료도 잘 발생하지 않으니 재투자도 어렵다. 영입을 위한 순환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에이전트들이 활약할 수 있는 틈 자체가 없다. 에이전트 열이면 열 모두 "올 겨울 참 힘들다"고 하고 있다.

일단 각 팀들은 국내 선수 보다 외국인 선수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내 선수들이 워낙 비싼만큼, 외국인 쪽으로 눈을 돌렸다. 외국인 역시 쓸만한 선수는 정해진만큼, 몸값이 많이 오른 상황이다. 환율까지 오른만큼, 부담이 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국내 선수와 비교하면 가성비가 나은 상황. 각 팀들은 '5+1'로 외국인 쿼터가 늘어났지만, 똘똘한 3명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이 계속해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번 물꼬를 트면 흐름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한두 팀이 주전급 선수를 내놓고, 다른 선수를 받겠다는 움직임을 보일 경우, 기류가 확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에이전트들의 분석이다. 여기에 올 겨울 이적시장이 카타르월드컵 여파로 예년보다 한 달 정도 더 길어진만큼, 초반 탐색전이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