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이정후(키움 히어로즈)는 큰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이정후는 2023시즌 후 메이저리그 도전을 공식화했다. 한국이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와 아시안게임을 모두 우승하지 않는 한, 이정후는 포스팅으로 미국에 진출하게 된다.
팬그래프스닷컴을 비롯한 미국의 야구 통계 사이트들은 이정후에 대해 "지구에서 가장 매력적인 스윙을 하는 타자"라며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특유의 매서운 컨택은 물론 스피드나 수비에 대한 평가도 후하다.
이정후에 앞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미국에 진출할 당시 팬그래프스닷컴은 스피드 55, 수비 50으로 평가했었다. 하지만 지금 이정후는 스피드와 수비 모두 60이란 점수를 받았다.
이정후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보 비셰트(토론토 블루제이스)처럼 레전드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은 야구인 2세다. 신인 시절부터 이미 리그 최고의 선수를 예약했고, 데뷔 6년차인 올해 리그 MVP를 거머쥐며 정점에 올라섰다.
특히 올해는 23홈런(5위)을 쏘아올렸고, 타율 타점 출루율 장타율 OPS(출루율+장타율) 부문에서 모두 1위를 휩쓸며 이제 장타력까지 겸비한 리그 최고의 타자임을 증명했다. 4년 연속 볼넷 개수가 삼진보다 많았고, 특히 올해는 볼넷(66개) 삼진(32개) 비율이 1대2를 넘겼다. 타석당 삼진율이 5.1%에 불과하다.
다만 팬그래프스닷컴은 '93마일(약 149㎞)이 넘는 빠른 직구에는 약점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이정후가 93마일 이상의 공에 19번 마주한 결과 타율 2할2푼6리, OPS 0.419를 기록했다는 것. 때문에 이들은 이정후의 미래 가치만큼은 50을 줬다.
차기 시즌을 마친 뒤에도 이정후의 나이는 25세에 불과하다. KBO리그에서는 150㎞ 이상의 직구를 만날 기회가 많지 않다. 이정후의 적응과 성장도 기대할만하다.
이정후의 몸값은 얼마나 될까. 2013년 류현진의 LA 다저스 진출 당시 계약은 연평균 500만 달러, 총액 6년 3000만 달러였다. 가장 최근 사례인 김하성의 경우 샌디에이고와 4년 2800만 달러, 연평균 7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이정후는 이미 미국 진출 선언 다음날 MLB닷컴이 '다음 스토브리그를 뒤흔들 선수'로 지목할 만큼 거물급 신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류현진의 총액, 김하성의 연평균 금액을 넘는 신기록을 세울 가능성은 충분하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