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2018년 내셔널리그 MVP에 빛나는 크리스티안 옐리치(밀워키 브루어스)의 일본 대표팀 합류가 이뤄질까.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말 그대로 '별들의 전쟁'이 될 기세다.
미국 대표팀은 마이크 트라웃부터 클레이튼 커쇼에 이르는 현역 레전드들이 총출동한다. 이에 맞서 일본 대표팀 역시 '역대 최강'의 사무라이 재팬을 꿈꾸고 있다. 1,2회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일본은 3,4회 대회에선 모두 3위에 그쳤다.
WBC는 대표팀 참가 기준이 올림픽 등 다른 국제대회에 비해 훨씬 느슨하다. 부모의 국적이나 자신의 출생지에 따른 대표팀 참가가 가능하다.
14년만의 우승 도전에 나선 일본 대표팀은 예년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메이저리거들에게 구애를 펼쳤다.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은 진작부터 "국경의 벽을 넘어 하나로 모인 힘이 필요하다. 일말의 가능성까지 고려해 최고의 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오타니 쇼헤이(에인절스)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등 슈퍼스타들을 필두로 스티브 콴(클리블랜드 가디언즈)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혼혈 선수들까지 WBC 참가가 확정됐다.
여기에 옐리치까지 일본 대표팀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것. 일본 매체 론스포는 옐리치 일본 대표팀 참가설의 배경을 자세히 설명했다.
옐리치는 지난 2017 WBC에 미국 대표팀으로 참가한 경력이 있다. 하지만 당시에도 옐리치는 마이애미 말린스 팀동료였던 스즈키 이치로에게 "미국 대표팀에선 주전으로 뛰지 못할 것 같다. 우리 할머니가 일본인인데, 차라리 일본 대표로 나갈까?"라고 물었다는 것.
그때는 일본의 태도가 미온적이었다. '사무라이 재팬'에 일본계 선수들이 합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체에 따르면 옐리치는 훗날 "일본에서 추가적인 연락이 없었고, 트라웃이 나오지 않아서(주전으로 뛸 수 있으니까) 미국 대표팀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역시 팀동료였던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WBC에 일본 대표팀으로 나가려고 했다고?"라며 깜짝 놀랐다고.
일본의 자세가 달라진 만큼, 옐리치의 참여 가능성도 있다. 다만 아직까지 WBC 참가 여부에 대한 옐리치 측의 공식 발표는 없다.
한국 역시 일본처럼 한국계 메이저리거들의 참가를 독려했다.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은 이미 소속팀의 허락을 받아놓은 상황. 함께 50인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롭 레프스나이더(보스턴 레드삭스)는 아직 미정이다.
비록 한풀 꺾였다곤 하지만 리그 MVP 경력에 2018년 36홈런, 2019년 44홈런을 때렸던 '거포' 옐리치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일본은 이번 WBC 1라운드 B조에 한국, 호주, 중국, 체코와 함께 속해있다.
한일전이란 부담감에 옐리치라는 거포가 더해진다면, 두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굴욕을 씻고자 하는 한국에겐 거대한 먹구름일 수밖에 없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