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꼼짝 마' (김)희진 언니의 기습 애정 표현에 후배 박민지는 잠시 '움찔'했지만 곧바로 미소 지으며 장난을 쳤다.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IBK기업은행과 KGC인삼공사의 경기가 열린 지난 21일 화성실내체육관. 경기 시작 1시간 전인 오후 6시. 공식 훈련에 앞서 IBK기업은행 선수들은 승리를 다짐하는 미팅을 했다.
이때 장난기가 발동한 김희진은 손에 쥐고 있던 스트레칭용 튜빙 밴드를 고무총으로 만들며 타깃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김희진의 첫 번째 타깃은 바로 옆에 있던 후배 박민지였다. 아무것도 모르고 미팅하기 위해 옆에 서 있던 박민지는 김희진의 기습 볼 터치에 깜짝 놀랐다.
평소 코트에서 솔선수범하는 선배 중 한 명인 김희진이 자신에게 장난을 칠 거라 예상하지 못한 박민지는 언니의 따듯한(?) 손길에 활짝 웃으며 장난을 쳤다. 미팅을 마친 김희진은 몸을 풀기 위해 각자 자리로 향하는 선수들에게 고무총을 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무릎 부상을 안고 시즌을 치르고 있는 김희진은 경기 전 남들보다 배 이상으로 몸을 푸는 데 집중한다. 오른쪽 무릎에 마사지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몸을 풀거나, 무릎 근육 보강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조금이라도 더 코트에서 뛰기 위해 그녀는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김희진은 아픈 무릎을 안고 팀을 위해 헌신했다. 팀 내 최다 득점인 18점을 올리며 자신의 몫을 해줬지만, KGC인삼공사 엘리자벳(46점)의 매서운 공격력에 IBK기업은행은 세트 스코어 3-1(26-24, 18-25, 25-21 25-15)로 패했다.
최선을 다해 뛴 김희진은 아쉬운 표정으로 코트에 앉아 두껍게 테이핑한 파스를 제거한 뒤 경기장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