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정정용 감독(53)이 프로 커리어에 잠시 휴식기를 갖는다. 그는 2022시즌을 끝으로 서울 이랜드와의 3년 동행을 마무리했다. 연장 논의가 있었지만 쉼표를 택했다. 그는 '모교'로 돌아가 후학 양성에 힘을 쓴다. 정 감독은 2023년 경일대학교 전문스포츠학부 축구학과 교수로 부임한다.
감독에서 교수로 새 도전에 나서는 그는 "축구를 하면서 엘리트 선수로 성장하기까지 한계를 느끼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이)강인(21·레알 마요르크)은 축구 선수에게 필요한 재능 100가지 중 99가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강인이와 같은 재능을 가진 것은 아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선수로 엘리트의 길을 걸어온 것은 아니다. 그래도 축구를 좋아한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 중 꼭 축구 선수가 아니라도 성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싶다. 축구와 관련해 다양한 길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널리 알려졌다시피 선수 커리어는 길지 않았다. 1992년부터 1997년까지 이랜드 푸마에서 뛴 기록만 남아있다. 큰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일찍 마감했기 때문이다. 그의 나이 만 29세 때 얘기다. 부상 탓에 국가대표 경력도 없다. 그렇지만 포기는 없었다. 그는 차근차근 자신만의 길을 걸었다. 꾸준히 공부하며 전술과 전략은 물론, 선수단 심리까지 더 큰 그림을 그렸다. 결실을 거뒀다. 그는 2019년 20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서 준우승을 기록했다. 그는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후배들을 위해 다양한 길을 제시하겠다는 각오다.
마음이 급하다. 해야 할 일이 많다. 정 감독은 2023년 1월 1일 공식 발령이지만 일찌감치 학교에 들어가 업무를 보고 있다. 그는 "당장 새 학기 커리큘럼을 짜야한다. 축구를 전문적으로 가르치고 배우는 학과인 만큼 그 부분에 더 집중해야 한다. 지도자, 행정, 심판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폭넓게 내용을 전달하고 싶다. 축구 관련 진로 방향을 집어줄 수 있도록 세세하게 신경을 써야한다. 큰 틀에서 방향성부터 잡고 있다. 나부터 다시 한 번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다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