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박아람 기자] 이혼 위기에 놓인 부부 3쌍이 갈들을 털어놨다.
지난 20일 첫 방송된 SBS플러스의 끝장 부부 합숙소 '당신의 결혼은 안녕하십니까(이하 당결안)'에서는 각자의 불신과 오해가 쌓여 이혼의 위기에 놓인 부부 3쌍이 등장해 3박 4일의 부부 합숙에 들어갔다. '단정 부부' 김단하 배정근은 아내가 4살 연상인 부부로, 남편은 규율에 답답해 했고, 아내는 끝없는 뒷바라지가 불만이었다. '종지 부부' 윤종현 이지연은 이혼 후 재결합한 이색 경력을 가졌으며, 로봇처럼 표현이 없는 남편과 욱하는 아내의 조합으로 또다시 위기를 맞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안나 부부' 최종안 박해나는 극심한 대화 단절 상태였다. 최종안은 올해 3월 아내 박해나가 뇌전증으로 쓰러져 입원했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고, 박해나와 대화가 도무지 이어지지 않는 '침묵 상황'만을 연출했다.
출연자 부부 3쌍 소개에 MC 박은혜는 "심각해 보이지만 어떻게 보면 평범한 이야기들이다. '다 저렇게 사는 거지'라고 말할 수 있다"라면서도 "사실은 헤어지는 부부는 저런 것 때문에 헤어진다"고 공감했다.
전원 입소가 완료되자, 부부관계 전문가 정다원과 함께 첫 번째 공식 일정이 시작됐다. 전문가는 "갈등에 대한 자기 객관화, 그리고 배우자에 대한 내면의 이해가 필요하다"며 부부관계 점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전문가는 배우자에게 상처받았던 상황을 그림으로 그려보게 하는 '상처받은 그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첫 타자로 나선 이지연부터 남편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성희롱을 당한 충격 사연을 전했다. 이지연은 "'내가 이 남자를 믿고 평생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실망을 넘어서 충격으로 남은 사건이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 사건을 계기로 남편에 대한 신뢰가 정말 많이 무너졌다. 남편의 친구 집에 집들이를 갔었다. 여자는 저 혼자였었다. 당시 난임으로 산부인과를 다니고 있었을 때였다"며 집주인인 남편 친구가 산부인과 검사를 언급하며 도넘은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고백해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 그는 "남편이 당시 바로 옆에 듣고 있었다. 나는 너무 수치스러워서 남편이 나서주길 바랬는데 아내가 성희롱을 당하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더라. 그러던 중 TV에서 영화 '방자전'이 나오더라. 그때 남편 친구가 차마 입에 담지도 못할 말을 했다. 그런데 남편이 또 가만히 있더라. 남자답지 못한 모습과 나를 지켜주지 못하고 친구들 앞에서 한 마디도 못하는 남편에게 실망을 정말 많이 했다"고 심정을 밝혔다. 부부관계 전문가는 "남편 친구가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알고 있나"라고 물었고 윤종현은 "안다고 100% 생각하지 않는다. 모를 수도 있다고 본다. 그날 이후로 연락을 끊었다"며 "그 상황에서 상을 엎길 바라는데 그거는 가정을 지키지 않는 방법이라고 본다. 그런 상황일수록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평화주의자'다운 모습을 유지했다. 이어 윤종현은 남편과 아이 두 명만이 함께 있는 모습을 그렸고, "아내의 잦은 외박으로, 육아휴직 중인 제가 거의 육아를 도맡고 있다"고 말해 또 한 번 다른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곧이어 김단하는 심한 입덧으로 힘든 상황에서 남편 배정근이 본인 감정만 내세우며 자신을 두고 홀로 떠나버린 날을 떠올렸다. 이에 배정근은 "퇴근하면 수고했다는 한마디도 없이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아내의 잔소리에 외로움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이후 최종안은 "제가 아이에게 화를 내서 부부싸움을 했는데, 장인·장모님께서 그 문제에 간섭하신 것이 상처가 됐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박해나는 "뇌전증을 앓은 이후로 공황장애와 우울증도 왔다"고 말하며 "그 탓에 주로 집에 있는데, 남편은 혼자 나가 있길 좋아한다"고 전했다. 어렵게 서로 상처를 고백했지만, 부부들은 서로 의아해 하며 상대의 상처를 100% 이해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다원 전문가는 "치유는 위로를 통해 가능하다"며 서로 진심이 담긴 위로로 부부 사이가 가까워지길 바랐다.
부부들은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고, 아내와 남편들의 뒷담화가 시작됐다. 서로 공감대가 형성된 남편들은 남자들끼리 먹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그간의 불만들을 자연스럽게 토로했다. 아내들의 저녁 식사에서는 이지연이 "일하는 며느리가 싫다"는 시아버지에게 반항했다가 막걸리병으로 맞고 나서 이혼하게 된 이야기가 나왔다. 이지연은 그 당시에도 "같이 있었던 남편은 반응이 없었다"며 안타까웠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MC 정혁은 "시댁에서 아내의 가족은 나밖에 없으니 내가 지켜줘야 할 것 같은데..."라며 마음 아파했다. 자이언트핑크도 "예견된 갈등이었을 텐데, 폭발하기 전 미리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하지 않았을까"라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남편 윤종현은 갈등을 감지하고 아버지와 아내 사이 중재자로 나섰지만 상황을 막지 못했다며 "이제 내 인생에 이혼은 절대 없다"며 이지연에 대한 굳건한 마음을 보이기도 해 MC 세 명의 공감을 샀다.
이렇게 해서 '고부갈등'이 화제로 떠오른 가운데, 김단하는 "저는 고부갈등 없어요"라고 답했다. 그러나 남편들끼리 있던 김단하의 남편 배정근은 "친누나와 아내 사이에 고부갈등이 터진 적이 있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고단한 형편에도 김단하는 시어머니의 생신선물로 화장품 세트를 준비했다. 하지만 세트에 딸린 증정품을 본 배정근의 누나가 '공짜로 받은 협찬품'을 줬다고 오해했고, 이에 아내 김단하는 깊은 상처를 받은 상태였다.
저녁 식사 이후 부쩍 친해진 남편과 아내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며 첫날 밤이 저무는 가운데 '부부의 방'이 시작됐다. '부부의 방'은 부부끼리 정해진 시간에 만나 속마음을 확인하며 원한다면 같이 밤을 보낼 수도 있는 장소로, 각 부부의 아름다운 추억이 담긴 사진들로 꾸며져 있었다.
남편들은 "아내가 왔는데 내가 없으면 상황이 악화된다"며 모두 부부의 방으로 향할 계획을 세웠다. 김단하 배정근 부부와 박해나 최종안 부부는 부부의 방에서 서로 만났다. 그러나 윤종현은 홀로 부부의 방에서 기다리며 이지연을 기다렸다. '상처받은 그날' 미션에서 남편에게 다시 실망했던 이지연은 "오늘은 못 간다"면서도 고민하는 기색을 보였다. 과연 이혼 뒤 재결합하고 또 위기 상태인 이지연 윤종현 부부가 만날 수 있을지 다음 주를 기대하게 만든다. tokki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