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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진출 선언' 이정후, 부상없이 1년 소화→$5000만 현실화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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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키움 히어로즈 이정후가 해외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키움 관계자는 19일 "이정후가 해외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구단은 이정후의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내년 1월 업무가 시작되면 내부 논의를 통해 (승인 여부를)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적극 지지했던 키움이 이정후의 도전을 환영한다고 하니 승인을 보류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려면 포스팅시스템을 따라야 한다. 키움이 이번에 이정후의 뜻을 지지하기로 결정한다면 약 1년 뒤에 일어날 일이다.

이정후는 역대 KBO리그 출신 최고의 대우로 미국 땅을 밟을 공산이 크다. 2013년 류현진(6년 3600만달러), 2021년 김하성(4년 2800만달러)을 넘어설 것이 유력해 보인다.

이번에 보스턴 레드삭스와 5년 9000만달러에 계약한 일본인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를 참고해도 된다. 최근 아시아 야수에 대한 높아진 평가를 감안하면 이정후가 내년 한국인 최초로 5000만달러 이상을 받아낼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 통계분석 사이트 팬그래프스가 최근 한국, 일본, 중남미 선수들을 대상으로 매긴 국제 유망주 순위를 보자. 이정후는 평가 대상 72명 중 5위에 랭크됐다. 상위 4명은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센가 고다이(뉴욕 메츠, 전 소프트뱅크), 사사키 로키(지바 롯데)로 모두 일본 선수들이다.

팬그래프스가 소개한 이정후 리포트다.

"보 비셰트와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처럼 이정후는 한국에서 중요한 야구 혈통을 갖고 있다. 아버지 이종범은 5툴 슈퍼스타로 한 시즌 84도루, 7번의 20+홈런 시즌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아버지보다 훨씬 성숙한 기량을 갖고 있다. KBO 역사상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프로 최정상에 오른 첫 번째 선수다. 19세에 리그에 합류한 이정후는 엘리트급 컨택트 비율, 최근에는 파워 히팅까지 갖췄다. 데뷔 초기에는 부상과 어깨 수술 후 여파가 작동했지만, 2022년 23홈런과 60개의 장타를 때리며 MVP가 됐다. 최근 3년 동안 삼진보다 훨씬 많은 볼넷을 얻었는데, 올해 삼진 비율은 5%에 불과하다. 10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들 중 삼진율 8% 미만의 선수도 이정후 밖에 없다. 이정후는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윙(one of the sweetest looking swings on the planet)을 보여준다. 높은 코스로 날아드는 직구를 때려내는 배트 궤적도 아주 좋다. 조심해야 할 것은 땅볼 비율이 60% 가까이 되고 빠른 공에 약하다는 점이다. 93마일 이상의 공 109개를 때려 타율 0.226, 출루율 0.273, 장타율 0.419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메이저리그에 적응하는데 있어 위험 요소다. 올해 엄청난 활약을 했음에도 우리가 평가하는 미래가치에 변화가 없을 것 같은 이유다. 이정후는 매우 흥미로운 선수다. 어린 나이에 KBO 커리어를 시작했고, 내년 25세의 나이에 ML 프리에전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오프시즌 가장 많은 각광을 받을 선수로 꼽힌다."

팬그래프스는 이정후의 특징을 아머지로부터 물려받은 천부적인 소질과 빠른 적응력, 정교한 선구안과 부드러운 스윙으로 요약했다. 빠른 공에 약점을 보인다는 평가도 적절한 지적이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에게 직접 어필할 수 있는 무대는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다. 미국, 일본, 도미니카공화국, 푸에르토리코, 멕시코, 캐나다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한국은 1라운드 B조에서 일본, 호주, 중국, 체코와 맞붙는다. 8강에 오를 경우 A조 1,2위가 예상되는 쿠바 또는 네덜란드를 만날 수 있다. 4강에 올라야 미국, 도미니카공화국 선수들을 접할 수 있다.

내년 시즌 키움에서 올해보다 한층 폭발적인 활약을 펼칠 지 알 수 없으나, 팬그래프스는 '2023년 성적과 상관없이 이정후에 대한 미래 가치는 확정됐다'고 했다. 메이저리그의 평가는 긍정적으로 끝났다는 얘기다. 부상없이 풀타임을 소화하기만 하면 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