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준 기자]호주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우완 파이어볼러.
장재영(20·키움 히어로즈)은 한국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투구를 호주에서 뽐내고 있다.
지난 18일(한국시각) 멜버른 에이시스전에서 장재영은 각성한 모습이었다. 질롱코리아 선발 투수로 등판해 8이닝 2실점 투구를 했다. 투구수는 115구에 탈삼진은 10개를 기록했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이닝 소화력과 탈삼진 능력이었다.
2021년 키움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장재영은 150㎞대 빠른 볼로 고교시절부터 주목받던 유망주다. 하지만 강속구에 비해 제구력이 좋지 않아 KBO리그에서 고전했다. 올 시즌 14경기 등판해 평균자책점 7.71을 기록했다. 14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 7개를 내줬다. 지난해에는 19경기에서 17⅔이닝을 소화하며 24볼넷, 평균자책점 9.17에 그쳤다.
투수로 부진하자 장재영은 타자 겸업까지 염두에 두면서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환경이 달라진 탓일까. 호주프로리그(ABL)에서 20세 어린 투수의 공이 영점이 잡히기 시작했다.
올해 KBO리그에서 선발 등판은 전무했고 지난 시즌에는 단 2차례뿐이었다. 하지만 ABL에서는 매 등판마다 선발 투수로서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장재영은 6경기 선발 등판해 30이닝을 던졌고 평균자책점 3.30으로 준수한 편이다. ABL 수준이 미국 마이너리그 높은 더블 A라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그의 달라진 모습은 충분히 박수 받을만 하다.
키움은 리그 정상급 투수로 성장한 안우진(23)과 리그 5년 차 외국인 투수 에릭 요키시(33), 새로 영입된 아리엘 후라도(26)가 새 시즌 선발진에 들어갈 예정이다. 포스트시즌 불펜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최원태(25)가 선발로 돌아가도 한 자리가 남는다.
올 시즌 선발진을 구성했던 정찬헌과 한현희는 모두 FA 자격을 얻었지만, 키움 잔류가 불투명하다.
선발 자원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키움으로서는 장재영의 '각성'이 반가울 따름이다. 이승준 기자 lsj0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