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데뷔 첫 풀타임 주전 첫 시즌. 시선은 두 갈래다.
황대인(26·KIA 타이거즈)은 올 시즌 KIA의 주전 1루수로 시즌을 치렀다. 지난해 86경기를 뛰면서 가능성을 점검 받았던 그는 출전 지표(129경기 524타석)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출전 경기 수 뿐만 아니라 안타(122개) 홈런(14개) 타점(91개) 볼넷(36개) 역시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다. 2015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에서 지명돼 '차세대 거포'로 기대를 받았던 잠재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세부 지표를 들여다보면 올 시즌 황대인의 성적은 결코 만족스런 수준은 아니었다. 출루율은 0.315에 그쳤고, 장타율도 간신히 4할 이상(0.401)이었다. 91개의 타점 중 44개가 전반기 초반인 4~5월에 집중된 점도 곱씹어 볼 만하다. 삼진은 92개로 볼넷과 차이가 컸다. 7개의 수비 실책 외에 기록으로 남지 않은 실수도 더러 있었다.
황대인은 KIA가 차세대 1루수로 육성하기 위해 공을 들여온 선수다. 올해 주전으로 풀타임 시즌을 치르면서 만들어낸 성과와 경험 축적은 큰 자산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꾸준하지 못했던 타격감이나 좋지 못한 볼넷-삼진 비율, 설익은 수비는 향후에도 황대인에게 안정적으로 1루를 맡길 수 있을지에 의문부호를 붙일 만한 요소다.
올해 KIA는 황대인 외엔 사실상 1루 대안을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새 시즌 경쟁 구도엔 변화가 있다. 후반기에 3루와 더불어 1루 백업 역할을 하면서 황대인의 부진을 어느 정도 메워줬던 류지혁(28)의 새 시즌 활용 가능성을 생각해 볼 만하다. 한화 이글스에서 트레이드 영입한 젊은 1루 자원 변우혁(22)도 향후 성장세에 따라 경쟁에 합류할 수 있다. 황대인이 올해 쌓은 경험을 새 시즌 기량 발전세로 보여주지 못한다면 '풀타임 주전 1루수' 타이틀을 지킬 수 있을진 불투명하다.
절정기였던 4~5월 황대인은 강력한 클러치 능력으로 '차세대 거포' 타이틀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라운드 바깥에서도 더그아웃 분위기 메이커 역할에 앞장섰다. 황혼을 바라보는 최형우(39) 대신 나성범(33)과 소크라테스 브리토(30)의 뒤를 받쳐줄 만한 거포 자원이 절실한 KIA에서 황대인이 강점을 극대화 한다면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수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