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축구를 잘하면 선수들은 물론 협회와 소속 팀도 부유해지는 시대가 됐다. 크로아티아가 '잭팟'을 터뜨렸다.
크로아티아는 18일(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모로코와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3~4위전에서 1-1로 맞선 전반 42분 K리그 출신 오르샤의 결승골에 힘입어 2대1 신승을 거뒀다.
2018년 러시아대회 때도 준우승을 거뒀던 크로아티아는 이번 대회 3위에 등극하면서 성적 배당금 2700만달러(약 353억원)를 챙기게 됐다. '알라이얀의 기적'을 쓰며 16강에 진출했던 한국의 배당금 1300만달러(약 170억원)의 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특히 대한축구협회(KFA)가 발표한 2023년 예산(1581억원)의 5분의1을 월드컵 한 달 만에 벌어들인 셈이다.
크로아티아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이번 대회 성적 배당금을 증액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2014년 브라질대회 때 48억달러(약 6조2880억원), 2018년 러시아대회서 64억달러(약 8조3840억원)를 벌어들였던 FIFA는 카타르대회 총수입을 75억달러(약 9조8250억원)로 추산했다. 10억짜리 아파트 약 9800여채를 살 수 있는 돈이다.
FIFA는 당연히 4년 전보다 성적 배당금을 늘렸다. 3800만달러(약 497억원)였던 우승상금이 4200만달러(약 550억원)로 약 53억원 늘었다. 또 준우승 국가에는 3000만달러(약 393억원), 3위에는 2700만달러(약 353억원), 4위에는 2500만달러(약 327억원)를 책정했다.
월드컵 호성적은 소속 팀도 풍족하게 만든다. 월드 클래스급 기량을 발휘한 크로아티아 선수들의 몸값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가령 스무살임에도 물샐 틈 없는 수비력과 3~4위전에서 선제골로 공격력까지 과시했던 센터백 요슈코 그바르디올(라이프치히)의 가치는 월드컵을 치르면서 기존 1억유로(약 1398억원)에서 더 뛰어오를 전망이다. 레알 마드리드, 첼시, 맨시티 등 빅클럽에서 영입 제안을 하고 있는 만큼 원소속팀 라이프치히(독일)는 향후 거액의 이적료를 챙길 수 있게 됐다.
크로아티아는 '인구 400만명'의 작은 국가다. 그러나 축구만큼은 대국이었다. 첫 인상부터 강렬했다. 크로아티아는 1998년 프랑스대회 때 첫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음에도 4강에 진출했다. 당시 6골을 터뜨리며 대회 '골든부트'를 수상했던 다보르 수케르는 '크로아티아의 영웅'이 됐다.
이후 2002년 한-일 대회, 2006년 독일 대회에서 조별리그 탈락을 맛본 크로아티아는 2010년 남아공대회 때 본선행에 실패했다. 2014년 브라질 대회 때 다시 본선에 진출했지만, 조별리그에서 짐을 싸야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4년 뒤부터 '토너먼트 강자'로 우뚝 섰다. 2018년 러시아에서 결승까지 올랐다. 덴마크와 16강전, 러시아와의 8강전에서 연속 승부차기, 잉글랜드와의 4강전 연장전 승리로 힘겹게 결승행 티켓을 획득, 끝까지 무너지지 않는 크로아티아만의 저력이 돋보였다.
2022년에도 크로아티아는 토너먼트에서 강력한 힘을 내뿜었다. 일본, 브라질과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고, 3~4위전에선 모로코를 꺾고 3위를 달성했다. 두 대회 연속 4강행은 크로아티아 축구사에 큰 업적이다. 축구로 국위를 드높였고, 큰 돈도 번 크로아티아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