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아직 공식적인 신분은 엄연히 고교생이다. 프로 무대를 아직 채 밟지 못한 18세 소년. 하지만 벌써부터 잠재력이 반짝반짝 빛난다.
롯데 자이언츠 김민석(18)은 호주야구리그(ABL)에 참가중인 질롱 코리아의 막내다. 2023년 데뷔 시즌을 앞둔 신인이다. 전면드래프트로 바뀐 올해 롯데의 1픽. 아직 휘문고 졸업식도 치르지 않았다.
호주리그는 세미프로에 가깝지만, 현역 KBO리거인 질롱 선수들을 비롯해 전현직 메이저리그, 마이너리그 선수들까지 폭넓게 참여하는 리그다. KBO리그에서 2시즌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달성했던 워윅 서폴드(퍼스 히트)도 뛰고 있다. 유망주 위주라곤 하지만, 질롱이 8개팀 중 7위(5승14패)를 기록중일 만큼 쉽지 않은 무대다.
김민석은 호주리그에서 타율 2할6푼7리(45타수 12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683의 만만찮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출전할 때마다 꾸준히 안타를 기록중이다. 140㎞ 중후반의 직구도 어려움없이 때려낸다는 점이 특히 고무적이다. 지난 10일 브리즈번 밴디츠전에서는 홈런까지 쏘아올리며 프로 입단 이래 비공식 첫 손맛을 봤다.
질롱에서는 1, 2, 3루에 두루 기용되며 적지 않은 출전기회를 얻고 있다. 신인임에도 남다른 타구 질로 이병규 질롱 감독의 애정을 듬뿍 받고 있다.
올해 고교야구에서 5할6푼5리(62타수 35안타)의 고타율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이영민타격상을 받을 만큼 매서운 타격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18세 이하(U-18) 국가대표팀에서도 팀 타선의 중추 역할을 했다. 아직 몸이 완성되지 않은 어린 나이지만 키 1m85, 체중 83㎏의 탄탄한 체격도 돋보인다.
박민우(NC 다이노스)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의 뒤를 잇는 휘문고 타자 6년 주기설의 주인공이다. 컨택 능력도 뛰어나지만, 툭툭 맞추기보단 집중력 있는 풀스윙으로 날카로운 타구를 만들어낸다는 점이 특히 이정후와의 공통점으로 꼽힌다.
질롱에 가기전 만난 김민석은 "'야구의 신(神, 이정후)'과의 비교는 아직 무리"라면서도 '고교 시절 박민우 이정후보다 낫다'는 오태근 휘문고 감독의 평에 대해서는 "휘문고 시절만 말씀하신 것 같다"며 은근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엄연히 신인인 만큼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다만 기대치에 부합하는 출발이다, 박흥식 수석코치도 김민석에 대해 "타격 재능만큼은 진짜"라며 호평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