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KIA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의 취임 첫 해, 성과와 아쉬움이 공존했다.
가장 달라진 부분은 방망이다. 올해 KIA는 팀 타격 대부분의 지표에서 1위에 올랐다. 1번부터 9번까지 쉬어갈 틈이 없는 짜임새 있는 타선을 구축했다. 개개인의 역할에 집중한 선수들의 노력도 컸지만, 요소마다 적절한 배치와 변화로 돌파구를 찾아간 김 감독의 리더십은 평가할 만하다. 외국인 투수 부진-부상 변수 속에서도 마운드가 후반기 승부처에서 버티는 모습을 보여준 점도 긍정적 요소.
다만 이런 성과 속에서도 아쉬움은 있다. 주전-백업 로테이션이 적었던 게 눈에 띈다. 정규시즌 144경기에서 KIA가 활용한 라인업 수는 97개. 10개 구단 중 유일한 두 자릿수다. 경기당 야수 사용은 12.14명으로 리그 평균(12.39명)과 차이가 크진 않았지만, 대부분의 경기에서 비슷한 라인업을 가동하고 백업 기용도 비슷한 면이 있었다고 해석할 만하다. 주전의 벽이 확고하다는 점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런 주전을 위협할 만한 백업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은 긴 레이스에서 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올 시즌 과감한 운영보다 안정세에 초점을 맞췄다. 순위싸움-승부처에서 시도하는 인위적 변화보다 선수들이 조성한 분위기와 실력을 믿는 쪽을 택했다. 다만 매번 똑같을 수 없는 선수들의 활약을 고려할 때 벤치가 좀 더 과감하고 자신 있는 운영으로 돌파구를 만들어가는 모습도 필요했던 게 사실이다.
성과와 아쉬움 모두 김 감독에겐 큰 재산이다. 반등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면서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 보완점을 부임 첫 해에 발견한 것도 2년차에 접어드는 새 시즌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교훈으로 작용할 수 있다.
KIA는 현재 외국인 투수 교체 외에 특별한 전력 보강이 없다. 오히려 FA 박동원이 LG 트윈스로 이적한 가운데 기존 백업 한승택과 트레이드 영입한 주효상으로 빈 자리를 메워야 한다. 한 살 더 먹는 주축 베테랑의 나이까지 고려했을 때 올해보다 분명 나은 전력이라 볼 수는 없는 여건. 때문에 사령탑, 벤치의 역량이 중요한 시즌이다. '초보 꼬리표'를 떼는 김종국 리더십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