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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자' 루친스키, 폰트, '남은 자' 뷰캐넌, 켈리, 요키시 결정적 차이...메릴 켈리와 스트레일리가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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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KBO리그 외인 에이스들의 거취가 엇갈리고 있다.

최고 몸값 NC 드류 루친스키와 통합우승을 선사한 SSG 윌머 폰트는 빅리그 복귀를 모색중이다.

폰트 측은 지난달 일찌감치 SSG에 "재계약은 어려울 것 같다"며 결별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SSG은 대체 외인 투수를 물색한 끝에 좌완 커크 맥카티를 포함, 2명을 거의 확정지었다.

루친스키 역시 KBO리그 정리 수순이다. 이미 메이저리그 신분조회까지 받았다. 영입에 관심이 있는 빅리그 팀이 있다는 뜻이다. NC도 발 빠르게 대안 찾기에 나선 상황. "재계약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확률이 높지는 않다는 판단"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루친스키와 함께 빅리그 유턴이 점쳐졌던 에릭 요키시는 소속팀 키움에 남았다. 내년으로 5년 차. LG와 재계약 한 케이시 켈리와 함께 현역 최장수 외인으로 남기로 했다.

삼성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은 팀 내 효자 외인 삼총사 중 가장 늦게 사인을 하며 팀에 남았다. 외인 몸값 총액 한도를 꽉 채운 상한선으로 인해 10만 달러 삭감안을 받아들였다.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뷰캐넌의 빅리그 복귀설이 잠깐 돌았지만 그의 선택은 4년째 삼성맨이었다.

엇갈린 명암.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크게 보면 정통파냐 기교파냐의 차이다.

패스트볼 평균구속이 143~144㎞에 불과한 KBO리그에서 이들은 모두 빠른 공을 던지는 정통파 투수로 보인다. 하지만 평속 150㎞가 넘는, 갈수록 빨라지는 메이저리그 기준에서 뷰캐넌, 켈리, 요키시 등은 기교파로 분류된다.

'팔색조' 뷰캐넌의 경우는 주종이 커터, 체인지업 등 변화구다. 평균 144㎞ 패스트볼은 세번째 비중이다. 요키시도 143㎞의 투심을 50% 넘게 던지면서 커브와 체인지업을 섞는다. 켈리는 145㎞ 패스트볼에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투심을 두루 섞어 타이밍을 빼앗는다.

반면, 폰트와 루친스키는 패스트볼 평균구속이 149㎞에 달한다.

뷰캐넌 요키시 켈리의 평균구속과 4~5㎞쯤 차이가 난다. 특히 폰트는 패스트볼 구사비율이 무려 70%에 달하는 정통파 투수다. 슬라이더 커브는 각각 15%, 13% 정도에 불과하다. 루친스키는 빠른 공과 함께 힘있는 변화구를 구사한다. 평균 구속 141㎞의 빠른 커터가 주무기다. 투심 평균구속도 148㎞에 달한다.

빅리그 44승 투수 롯데 스트레일리는 2021년 시즌 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마이너 계약을 하고 빅리그 재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시범경기 부터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꿈을 포기해야 했다. 마음을 접은 스트레일리는 지난 여름 애리조나 트리플A 팀에서 방출된 뒤 시즌 중 다시 롯데로 컴백했다.

스트레일리도 143㎞의 패스트볼과 주무기 슬라이더, 체인지업으로 타이밍을 빼앗는 유형의 투수. 빅리그 기준에서 삼십대 기교파 투수가 재도전에 성공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였다.

반면, SK와이번스에서 4년간 48승을 거두고 2019년 메이저리그 애리조나로 진출한 메릴 켈리는 그해 13승을 거두며 KBO리그 역수출 성공신화를 썼다. 켈리는 KBO리그에서 구속을 늘리고, 변화구 완성도를 높여 미국에 진출한 케이스. 평균 148㎞의 패스트볼에 140㎞대 빠른 커터와 완성도 높은 체인지업, 파워커브를 구사한다.

빅리그 유턴의 전제조건은 메이저리그 평균구속을 뿌릴 수 있느냐에 달렸다. 그래야 선발 실패 시 최소한 불펜 투수로라도 빅리그에 머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확신이 없다면 메이저리그 보장계약을 따내기란 쉽지 않다.

보기 드문 역수출 성공은 기본적으로 빠른 공을 던지는 파워피처가 KBO리그에서 변화구 제구력과 경기운영 능력을 크게 향상시켰을 때 이뤄질 확률이 높아진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