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진(31)의 투혼이 눈물겹다. 경기 후엔 제대로 걷기도 힘든 무릎 상태다.
김희진이 지난 11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홈 경기에서 풀세트를 소화했다. 김희진은 산타나(23점) 표승주(20)에 이어 팀 내에서 세 번째로 많은 14점을 책임지며 홈경기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홈팬들의 열광적인 환호 속에서 맛본 승리의 기쁨이 가라앉은 후, 김희진에게 참았던 무릎 통증이 밀려왔다. 칭칭 감았던 압박 테이프를 떼어내며 오른쪽 무릎 상태를 확인하는 김희진의 표정이 여러 차례 일그러졌다.
김희진은 지난해 무릎 수술 후 두 달 만에 도쿄올림픽에 출전해 4강 투혼을 불살랐다. 그리고 2021~2022시즌까지 통으로 소화했다. 수술받은 무릎이 또 탈이 날 수밖에 없었다.
무릎 부상 여파로 2022~2023시즌 초반 교체로만 출전했던 김희진은 2라운드 세 번째 경기인 11월 23일 GS칼텍스 전부터 선발 출전하기 시작했다. 그 전 경기까지 2승 6패로 고전했던 IBK의 성적도 김희진이 선발 출전하기 시작한 후 5경기에서 4승 1패로 수직 상승했다.
화성 체육관을 찾은 IBK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 흥국생명의 홈구장인 인천 삼산 체육관의 열기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흥국생명의 김연경처럼, IBK 팬덤에서 김희진의 지분도 엄청나다.
팀 성적을 위해서, 또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서 김희진이 아픈 무릎을 참으며 뛰고 있다.
경기가 끝나는 순간, 경기장을 가득 메웠던 팬들은 급하게 짐을 챙겨 체육관을 빠져나간다. 집에 빨리 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구단 버스 앞에서 선수들과 인사하기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경기장을 나온 김희진이 구단 버스에 타기 전 그 팬들과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하며 인사했다. 오른쪽 무릎에 두툼한 아이싱을 한 김희진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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