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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았던 슈퍼루키 육성…KIA, 윤영철은 어떻게 키울까[SC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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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육성. 모든 구단의 목표지만, 가장 풀기 어려운 과제다.

KIA 타이거즈도 올해 육성의 어려움을 절감했다. 고교 시절 '제2의 이종범', '5툴 플레이어' 등 화려한 수식어를 품은 김도영(19)을 영입할 때만 해도 장밋빛 미래를 꿈꿨다.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최초의 개막전 리드오프 중책을 맡길 정도로 기대가 컸다. 쟁쟁한 선배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경쟁하고, 때로는 배우면서 시너지를 내길 바랐다. 하지만 김도영은 올 시즌 103경기 타율 2할3푼7리(224타수 53안타), 3홈런 1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74에 그쳤다. 13개의 도루를 성공시켰으나, 볼넷 22개를 골라낼 동안 삼진은 62개에 달했다. 5월 이후엔 대주자-대수비 요원으로 대부분의 경기를 치렀다. 8월 중순~9월 초 손바닥 열상으로 말소됐던 시기를 제외하면 1군에서 풀타임 시즌을 소화했으나, 고졸 신인의 한계를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김도영은 좀처럼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만 해도 자신감 넘치는 타격과 주루플레이로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정규시즌에서 부진을 거듭하면서 자신감은 추락했다. 타석에선 노림수가 없었고, 수비에선 급했다. 선배들의 조언과 응원이 이어졌지만, 반등을 이루지 못했다. 후반기 들어 공을 보는 시간이 길어졌지만, 타석당 삼진 비율 면에선 큰 차이가 없었다. KIA는 올 시즌 1군 경험이 김도영의 성장에 자양분이 되길 바라고 있다.

새 시즌 KIA는 또 다른 재목을 육성해야 한다. 고교 최대어 중 한 명으로 꼽혔던 좌완 투수 윤영철(18)이다.

KIA가 윤영철에게 내린 첫 과제는 휴식이다. 지난달 마무리캠프 명단에서 그의 이름을 지웠다. 고교 시절 에이스 노릇을 하면서 많은 투구를 한 만큼, 휴식과 회복에 집중하라는 의미다.

투수와 타자는 육성법에 차이가 있다. 경기 수를 늘려가며 공수 기량을 늘리고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타자와 달리, 투수는 단계별 프로그램으로 검증을 마친 뒤 마운드에 오른다. 대부분의 팀이 불펜 피칭-퓨처스(2군) 실전 소화 등을 거쳐 신인 투수를 마운드에 올린다.

다만 KIA는 이전에도 신인 투수에게 1군 기회를 준 바 있다. 2021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이의리는 1군 스프링캠프에서 출발, 홍백전과 시범경기를 거쳐 개막 엔트리에 합류,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그해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윤영철의 비시즌 몸관리, 새 시즌을 앞두고 보여줄 피칭에 따라 이의리와 비슷한 길을 걸을 가능성도 있다. 홀로서기를 했던 이의리와 달리, 양현종(34)이라는 윤영철이 보고 배울 수 있는 든든한 선배가 버티고 있는 KIA 마운드 상황도 고려할 만하다.

김도영을 통해 육성의 어려움을 절감했던 KIA가 윤영철을 과연 어떻게 키워낼지 관심이 쏠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