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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지도자 코스 밟는 외국인 선수가 있다…오스마르, "언젠간 FC서울의 감독이 되고 싶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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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우리 대표팀이 월드컵 모드에 들어선 지난달 23일, 스페인 출신 FC서울 미드필더 오스마르(34)는 개인 SNS에 게시글을 올렸다. 해맑은 표정으로 수료증을 들고 있는 사진이었다. 이 수료증에는 KFA 마크와 함께 'AFC/KFA C급 지도자 강습회'라고 한글로 쓰여있었다.

알고 보니 오스마르는 은퇴 이후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국내에서 C급 지도자 강습회에 신청했다. 이날은 9박10일간의 지도자 교육이 끝난 날이었다. 홍정호 이 용 윤영선(이상 전북) 지동원(서울) 윤석영 고무열 임창우(이상 강원) 안병준(수원) 최영준(제주) 김호남(부천) 등과 국내 선수들 틈에서 교육을 이수했다.

오스마르는 한국 생활, 한국 축구 문화에 익숙하다. 모국인 스페인을 두고 국내에서 지도자 자격증을 이수하기로 결심한 이유다. 통역을 거쳐야 하는 불편함이 따랐지만,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수업에 임했다는 후문이다.

오스마르는 서면 인터뷰에서 "선수 이후의 삶을 준비하고 있다. 아내와 함께 몇 년 뒤 미래를 설계하고 있는데, 지도자 자격증이 하나의 옵션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당장 코치가 된다는 건 아니다"고 밝혔다. "은퇴까지 기다리기보다 지금부터 지도자 공부를 시작해 라이센스를 따려고 한다. P급 라이센스까지 모든 단계를 밟고 싶다"고 덧붙였다.

오스마르는 2014년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에서 서울로 이적한 뒤 9년째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2018년 세레소 오사카(일본)로 단기 임대를 떠난 것을 제외하면 줄곧 서울에서 뛰었다. 입단 당시 26세였던 스페인 미드필더는 어느덧 34세, 베테랑이 되었다. 은퇴를 고민할 나이다.

대한민국, 스페인, 태국, 일본에서 선수로 뛰어본 오스마르는 "내 생각에 나는 좋은 지도자가 될 것 같다. 선수로 뛰는 지금도 어떻게해야 동료를 도울지 생각한다. 경기장 안에서 더 이상 도움을 줄 수 없을 때 사이드라인 밖에서 도움을 주고 싶다"고 지도자를 꿈꾸는 이유에 대해 밝혔다.

이어 "합리적인 지도자, 모든 상황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매력적이고 대담한 축구를 펼치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또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고 최고의 퍼포먼스를 끌어내주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서울은 오스마르가 프로 데뷔 후 가장 오래 머문 클럽이다.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항상 FC서울에 특별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언젠가 이곳에서 감독이 되고 싶다"며 "입단 첫번째 시즌, 나는 선수 혹은 지도자로 서울을 ACL(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내가 한 말을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오스마르는 수년 뒤까지 바라보지만, 당장 눈앞의 현실을 외면하진 않았다. 서울은 2022시즌 K리그1에서 9위에 머물렀다. 정규리그 최종전에 가서야 잔류를 확정했을 정도로 험난한 시즌을 보냈다. FA컵 준우승도 성난 팬심을 달래주지 못했다.

서울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오스마르는 "또 한 번 실망스러운 시즌이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많은 잠재력을 지니고도 경쟁력을 보이지 못한 점이 실망스럽다. 경험, 능력, 멘털이 모두 부족했다. 주요 선수들의 부상도 있었다"며 "때로는 퍼포먼스가 최우선이 아닐 때도 있다. 결과를 가져옴으로써 자신감을 다시 얻는 것 또한 중요하다"며 다음 시즌엔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오스마르는 서울과 함께 9번째 시즌을 준비 중이다. 서울은 태국 후아힌과 일본 가고시마에서 1, 2차 전지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