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서울 SK 전희철 감독은 원주 DB 프로미의 가드진을 걱정했다. 두경민과 이선 알바노가 구성하고 있는 DB의 백코트 진이었다.
경기 전 그는 "확실히 이선 알바노는 경기를 잘 푼다. 또, 두경민은 최근 야투율이 좋지 않지만, 우리 경기에서는 폭발적 득점력을 보인다"며 "DB는 분석 결과 2대2 공격 세팅 이후 옵션이 예측하기 힘들다. 특정 팀들은 특정 패턴이 있기 때문에 준비를 할 수 있지만, DB는 쉽지 않다"고 경계했다.
이상범 DB 감독은 선수들의 부상에 대해 걱정했다. 그는 "두경민은 20분 안팎으로 출전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올 시즌 내내 그럴 가능성이 높다"며 "강상재의 부상 부위도 사타구니 바깥쪽 인대가 찢어졌다. 언제 복귀할 지 모르는 상황이다. 핵심 선수들의 부상 관리가 우선"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1쿼터 DB는 최대 강점인 백코트 두경민과 알바노를 동시에 기용할 수 없었다. 후반을 대비해기 위한 포석. SK는 이 약점을 놓치지 않았다. 1쿼터 최준용과 허일영이 10분을 모두 소화했고, 김선형과 자밀 워니도 7분 이상을 뛰었다.
경기가 잘 풀렸다. 김선형을 중심으로 한 트랜지션, 워니의 골밑 장악, 허일영의 외곽이 조화를 이뤘다. 반면, DB는 공격 효율이 급격히 떨어졌다. 결국 1쿼터에만 35-15, 20점 차 SK의 리드.
2쿼터 DB가 수비를 강화하는 듯 했다. 단, SK의 백업진도 만만치 않았다. 이선 알바노가 2쿼터 막판 고군분투했지만, 점수 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57-36, 21점 차로 전반 종료.
SK는 백투백(연속 경기)였다. 2쿼터 힘 조절을 한 SK는 3쿼터 최정예를 내세웠다. 반면, DB는 김종규가 전반 12분을 뛰면서 일단 3쿼터 벤치에서 출발했다. 그러자, SK는 최준용과 워니의 2대2 공격을 중심으로 집요하게 DB의 골밑을 파고들었다. DB는 대체 외국인 선수 트레드웰이 고군분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DB는 두경민과 알바노가 초반 공격을 주도했지만, 효율적이지 않았다. 워니가 트레드웰과 김종규의 더블팀을 뚫고, 특유의 훅샷을 성공시켰다. 이어 3점포까지 터뜨렸다. 73-47, 25점 차까지 벌어졌다. DB는 3쿼터 초반이 상당히 중요했다. 총력전을 벌이면서 15점 차 안으로 스코어를 좁혀야 승산이 있었다. 그러나, SK는 골밑 워니를 중심으로 외곽 최성원까지 3점포가 터지면서 3쿼터 3분56초를 남기고 77-47, 무려 30점 차까지 벌어졌다. 더 이상 DB가 추격할 힘은 없었다.
SK는 최준용과 최성원이 가세하면서 확실히 시즌 초반보다 힘이 붙었다. 지난 시즌 보였던 조직적인 움직임이 보였다. 여유도 있다. 여전히 안영준의 공백 때문에 특정한 수비 전술은 쓸 수 없는 상황이지만, 강력하다.
반면, DB는 자신의 힘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강상재와 드완 에르난데스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두경민 김종규 김현호도 부상 여파로 출전시간에 제한이 있다. 최고의 아시아쿼터 선수로 평가받는 알바노가 힘겹게 고군분투하고 있다. DB는 주전 베스트 5가 모두 완전치 않은 상황이다. 이 여파로 공수의 조직적 밸런스가 완전히 깨진 상황이다.
결국, 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 경기였다.
SK가 1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DB를 97대68로 완파했다. SK는 10승10패로 5할 승률에 드디어 도달했다. 단독 5위로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DB는 7승12패로 KT와 함께 최하위로 떨어졌다. 원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