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자신은 있었는데…."
노경은(38·SSG 랜더스)은 지난해 차가운 바람을 맞았다. 2021년 14경기에서 3승5패 평균자책점 7.35에 그쳤고, 결국 소속팀 롯데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노경은에게 손을 내민 건 SSG. 입단 테스트를 봤고, 충분히 1군에서 통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SSG의 눈은 정확했다. 노경은은 올 시즌 선발과 구원으로 뛰면서 41경기에서 12승5패 1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3.05을 기록했다. 노경은의 두 자릿수 승리는 2013년 두산 시절 이후 9년 만이다.
노경은의 부활투를 앞세운 SSG는 정규시즌 개막부터 마지막까지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으면서 KBO리그 최초로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노경은은 8일 리베라호텔 서울 '2022 뉴트리디데이 일구상'에서 '의지 노력상'을 받았다.
노경은은 "뜻깊은 상을 주신 일구회 선배님들께 감사드린다. 저보다 노력을 많이 하는 선수들과 후배들이 있는데 이 상을 받게 돼서 뜻깊다"라며 "선수 생활 중에 말년에 무슨 복이 있어서 상도 받고 우승도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본 이도 있다. 이날 '일구대상'을 수상한 이대호는 "노경은이 롯데에서 SSG로 가서 우승했는데 정말 부럽다. (노)경은이 얼굴을 보니 행복해 보이더라. 좋은 팀을 만나서 우승한 걸 느껴서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현역 마지막까지 142경기에서 타율 3할3푼1리 23홈런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팀 성적이 8위에 머무르면서 가을야구 무대도 밟지 못했다. 결국 우승 반지없이 은퇴를 하게 됐다. 그만큼, 반등과 함께 우승 기쁨까지 누린 노경은이 부러울 수밖에 없었다.
노경은은 "이정도로 성적이 나올지 몰랐는데 자신은 있었다. 이렇게 저를 챙겨주신 SSG에 감사하다"고 인사를 남겼다.
올해 완벽하게 부활을 한 만큼, 내년 시즌 의지도 다졌다. 노경은은 "좋았던 것은 잠시 뒤로 미뤄두겠다. 내년 시즌 다시 우승하도록 팀에 보 탬될 수 있게 준비 잘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청담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