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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노출신? 부담無"..600대1 경쟁률 뚫은 강해림, '썸바디'로 찾은 원석(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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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파격적인 데뷔작으로 시청자를 찾은 신예 배우 강해림(26)의 독특한 분위기에 묘하게 끌려가다 보면, 600대 1의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썸바디'의 주인공이 됐다는 이야기도 확실히 납득이 된다.

'은교', '해피엔드' 등 파격적인 작품을 만들어냈던 정지우 감독의 첫 시리즈 연출작이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썸바디'(정지우 한지완 극본, 정지우 연출)는 소셜 커넥팅 앱 '썸바디'를 매개로 살인사건이 벌어지면서 개발자 섬과 그녀 주변의 친구들이 의문의 인물 윤오와 얽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강해림은 그 안에서 김섬을 연기하며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개발자이자 살인범에게 사랑을 감정을 느끼는 감정을 밀도 있게 표현하며 시청자들을 혼란에 빠지게 만들었다.

6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주인공인 김섬으로 분하게 된 강해림은 실제 모습 역시 닮아 있다고 할 정도로 비슷한 부분을 간직하고 있었다. 강해림은 "작년 초에 오디션을 처음 봤고, 촬영이 9월이라 그때까지 계속 미팅을 하면서 감독님과 얘기를 나눴다. 오디션이라고 해서 특별한 것은 없었고, 배우들이 개인적으로 가진 연기를 보여줬던 것 같다. 몇 번인지 셀 수 없을 정도로 오래, 꾸준히 만나왔다. 감독님도 서로를 알아가는 거라고 생각을 하신 것 같다"고 했다.

김섬은 '일반적'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캐릭터들과 결을 달리 하는 인물이다. 고통을 받고 있는 이를 보면 그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일반적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도 김섬의 특징. 이에 따라 이해하기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던졌지만, 강해림은 "섬의 모든 행동이 이해가 됐다.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있더라도 감독님과 얘기를 하다 보면 이해가 되게 만들어주시는 게 많았다"며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더 많았다. 겨울이고 춥다 보니 얇은 옷을 입고 찍는 것들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썸바디'를 찍는 모든 순간이 새로운 경험이기도 했다. 강해림은 "감독님은 섬이란 친구와 제가 닮았다고 계속 말씀을 해주셨고, 제 행동이나 말투를 대본에 반영해주셨다. '어떻게 해' 이런 게 전혀 없었다"며 "감독님과 촬영장에서 많은 얘기를 나누고 다음 날 어떤 신의 촬영이 있다면, 전날에 오랜 시간 통화를 하면서 '너라면 어떻게 할 것 같냐'고 물으시고 '이 부분은 이렇게 하려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이런 얘기를 나눴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고 통화를 하는데 통화가 끝나면 기본적으로 두 시간이 흘러 있고,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평소 대범한 성격에 도전은 하고 본다는 강해림이지만, 그럼에도 '썸바디'의 강도 높은 촬영은 걱정이 되기도 했다고. 특히나 '썸바디'는 출연자가 결정되기 전부터 수위 높은 애정신과 잔혹성 등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강해림은 "엄마께 '내가 미팅을 하는데, 노출 장면이 있대. 나는 좋을 것 같아'라고 했다. '나는 상관 없는데 엄마 의견을 물은 건 아니야'였다. 일방적 통보였던 거다. 엄마도 처음에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하시기도 했지만, 제 고집은 못 꺾으셨다. 오디션을 볼 때도 처음부터 감독님이 말씀을 해주셨다. '노출이 있고,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근데 저는 부담감이 없는 편이었다. 그리고 노출은 작품의 일환이고, 저는 하나도 걱정이 안 됐다. 간이 크다는 얘기는 어릴 때부터 들었지만, 걱정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대범한 배우의 대범한 선택이던 '썸바디'는 국내외 시청자들에게 충격적 작품으로 다가간 동시에 관심을 부르기도. '썸바디' 공개 직전, 친구들의 권유로 인스타그램을 개설했다는 강해림은 팔로워가 순식간에 2만 8천명까지 늘어났고 해외 팬들의 관심까지 받았다. 강해림은 "외국인 분들이 오셔서 댓글도 달아주시니 '해외 사람들이 많이 봐주시는구나' 싶었다. '오 새로운 글이네, 처음 보는 언어가 달리네' 하는 느낌. '썸바디'가 공개되기 며칠 전에 친구들이 하도 만들어야 한다고 해서 만들었는데, 이제부터 사진을 찍어서 올려보려고 한다"며 웃었다.

'썸바디'로 관심을 받는 상황에서 그의 독특한 이력들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이미 2016년 미스코리아 부산·울산 진 출신이라는 점과 2019년부터 KBS Joy의 인기 프로그램 '연애의 참견'의 재연 배우로 출연한 이력들도 알려졌다. 배우가 되기 전에는 피아노를 전공했다는 그는 2015년 경성대학교 음악학부에 입학하기도. 그럼에도 연기로 길을 찾은 데 대해 강해림은 "연기가 해보고 싶었다. 내가 배워보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었으니까. 그때 제안이 왔고 시작하게 됐다. 연기를 배운 뒤에는 내가 배우가 되지 않더라도 살아가면서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이 있었다. 사람에 대해 연구하는 것들이 재미있게 느껴졌다"고 했다.

그렇게 만난 연기는 강해림에게 지금 가장 '찰떡'인 시기. 강해림은 "지금은 연기를 시작한 뒤 최고로 흥미를 느끼는 시기인 것 같다. '썸바디'를 하면서도 재미있었다. 백번 연기를 공부해도 써먹을 곳이 없다면 지치기 마련인데, '썸바디'를 하면서는 너무 나와 잘 맞는 캐릭터고, 현장에서 실전을 해보다 보니 너무 재미있었다"며 "지금은 악역을 해보고 싶고 액션도 해보고 싶다. 전제조건 없이 순수한 악. 태어났는데 그냥 나쁜,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 어릴 때 학대를 당한 것도 아닌 그냥 나쁜 사람. 그래서 제가 윤오(김영광)가 정말 하고 싶었고 매력적이었다"며 "'랑종' 같은 기괴하고 음산한 분위기의 공포영화도 꼭 해보고 싶은 분야"라며 눈을 반짝였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