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년 전인 지난해 12월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가장 크게 환호한 선수는 삼성 구자욱(29)이었다.
치열한 경합 끝에 143표(득표율 47.0%)로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자 눈을 동그랗게 뜨며 크게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야구를 시작하며 늘 꿈꿔왔던 순간,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의 감격이 쓰나미 처럼 밀려왔다. 2015년, 2016년 3할4푼을 넘는 고타율에도 수상에는 실패했다. 그만큼 외야 세자리는 치열한 경합지다. 타격이 강한 국내 선수들 뿐 아니라 외국인타자들도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포지션.
시상식에 앞서 구자욱은 "야구를 시작하면서 꿈꿨던 상이지만 닿을 듯 말 듯하면서도 그동안 한 번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감격의 농도는 짙었다. 수상자 발표 후 마이크 앞에서 그는 "어~"하며 한동안 입을 떼지 못했다.
구자욱은 "20년 전 야구를 시작했던 어린 소년에게 오늘에서야 이 상을 안겨주게 됐다. 오늘은 내게 가장 행복한 밤이다"라고 소감을 전한 구자욱은 김한수 전 삼성 감독(현 두산 수석코치)의 등번호 5번을 달게된 비밀을 털어놓으며 "골든글러브를 받으면 말씀드리려고 했다"고 말해 감동을 자아냈다.
9일 코엑스 오라토리움에서 열리는 '2022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 올해도 외야는 전쟁어다. 마지막 한자리를 놓고 스무명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두자리는 사실상 확정적이다.
5관왕으로 정규시즌 MVP에 오른 키움 이정후가 5년 수상을, 득점왕이자 도루를 제외한 타격 6개 부문 2위인 삼성 호세 피렐라는 첫 수상을 예약했다.
KIA 나성범, LG 김현수와 박해민, SSG 한유섬, 최지훈이 도전장을 냈다. 나성범은 그중 가장 유력한 후보다. KIA 이적 첫해인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0.320, 21홈런, 97타점, 출루율 0.402, 장타율 0.508을 기록했다. 강한 어깨와 안정된 수비로도 팀의 가을야구 진출에 보탬이 됐다. 수상하면 2014, 2015년 이후 7년만이다.
박해민은 전경기에 출전하며 0.289의 타율에 24도루, 97득점을 기록했다. 광활한 수비범위로 잠실 외야를 휘저으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현수는 0.286의 타율에 23홈런, 106타점을 기록하며 변함 없는 클래스를 뽐내며 팀을 정규시즌 2위로 이끌었다.
SSG를 사상 첫 와이어투와이어 통합 우승으로 이끈 최지훈과 한유섬의 존재감도 강렬한다.
최지훈은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4, 10홈런, 93득점, 31도루를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SSG 주장 한유섬 135경기에서 21홈런, 100타점, 장타율 0.478을 기록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