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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러브]"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끝내 지키지 못한 약속, 아내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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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선수'로 불리는 마지막 날, 최고의 자리에 섰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40)가 최고령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됐다. 이대호는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2 KBO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 타자 부문 수상에 성공했다. 이날 수상으로 이대호는 2015년 당시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세운 최고령 수상 기록(39세 3개월 20일)을 경신했다. 또 사상 첫 은퇴 시즌에 골든글러브를 받는 선수가 됐다. 이대호는 수상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굵은 눈물을 쏟으면서 감격을 숨기지 않았다.

이대호는 시상식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나이가 드니까 눈물이 많아지는 것 같다. 옛날 생각, 고생했던 기억 탓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 가족 이야기를 할 때도 계속 눈물이 난다"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그는 "롯데 자이언츠, 야구 선수로 정말 마지막 날이기 때문에 솔직히 많이 슬펐다"며 "오늘도 눈물이 날 것 같아 '울지 말자' 계속 생각하면서 멘트를 했는데, 나오는 눈물을 어떻게 막나. 그래도 오열까진 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한번 더 터지면 대성통곡할 것 같아서 참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시상식엔 이대호의 아내도 한켠에 자리를 잡았다. 수상이 결정된 후 소감을 밝히는 이대호와 아내 모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대호는 "아내가 2010년 이후 12년 만에 시상식에 왔다. 그동안 너무 고생을 많이 했다. 아내 이야기를 할 때마다 눈물이 난다. 서로 울지 말자고 이야기는 하는데 요즘엔 눈만 마주치면 눈물이 나는 것 같다"고 했다.

떠나는 이대호는 스포트라이트 속에 선수 인생을 마감했다. 이대호는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고 울면서 인터뷰하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라며 "은퇴 시즌을 앞두고 많이 준비했고, 정말 좋은 성적을 내고 멋지게 떠나고 싶었다. 힘든 시기도 많았지만, 이렇게 웃으며 떠나고 싶었다"며 "좋은 성적 속에 골든글러브까지 받게 됐는데 나오는 눈물은 못 참겠더라"고 미소를 지었다.

삼성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