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완 김천 상무 감독이 상무프로축구단과의 21년 동행을 마무리 짓는다.
김천은 9일 김태완 감독이 자진 사임했다고 발표했다. 2021년 상무의 연고 이전과 함께 김천의 초대 감독으로 선임된 김 감독은 창단 첫 해 우승 및 직행 승격이라는 결과를 이뤄내며 김천에서 역사적인 첫 해를 보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22년 승강플레이오프 끝에 K리그2로 강등되며 고배를 마셨다.
자진 사임한 김 감독이 상무와 맺은 인연은 단순히 2년이 전부가 아니다. 2002년 당시 상무 감독이었던 이강조 감독의 부름을 받아 갈고닦은 후 2003년 정식으로 광주상무 코칭스태프로 발돋움했다. 상무의 연고지 이전 이후에도 2011년 상주 상무에서 코치직을 이어갔고 하반기에는 감독대행을 수행하기도 했다.
4년 간 코치 생활 이후 2016년 수석코치를 거쳐 같은 해 11월 25일 정식 감독으로 부임했다. 2017시즌부터 상주 감독을 맡아 2020년 '행복축구'로 팀을 이끌며 상무 역사 상 K리그1 최고 순위인 4위를 기록했다. 올해 김태완 감독은 통산 2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웠다.
김 감독을 거친 제자들은 '생애 첫 국가대표'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외국인 용병이 없는 덕도 있지만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준 '펩태완' 리더십이 결정적이었다.
김 감독이 감독을 맡은 6년 간 배출한 국가대표만 총 15명이다. 이들 중 심상민(포항) 이창근(대전) 조규성(전북) 김주성(서울) 고승범은 생애 첫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이밖에 강상우(베이징 궈안) 오현규(수원) 등 김 감독 밑에서 성장해 원 소속팀으로 돌아가 대표팀의 옷을 입은 선수들도 많다.
김 감독은 "상무와 함께한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부 감사했다. 좋은 선수들과 함께 팀을 만들어나갈 수 있어 영광이었다. 2017년 부임 첫 시즌을 시작으로 이듬해 10위, 7위, 4위까지 행복축구를 증명할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선수들의 입대와 전역 과정의 반복 속에서 지친 것도 사실이다. 뚜렷한 목표를 세우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12월 30일까지는 국군체육부대로 출근을 한다. 마지막 출근 이후에는 당분간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쉬면서 축구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다. 세계 축구 흐름이나 K리그 선수들이 세계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방법 등 선진축구에 대한 배움을 이어나갈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주장 이영재는 "전역까지 감독님과 함께하고 싶었는데 아쉽다. 군대에서 감독님 덕분에 기량도 많이 발전했다. 나 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이끌어주셔서 감사하다. 프로팀에서 감독님의 지도를 받을 수 있어 영광이었다. 항상 감사하고 수고하셨다"고 선수단 대표로 마무리 인사를 건넸다.
한편, 김천는 성한수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선임해 2023시즌을 준비할 예정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