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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리뷰]'자이언트 킬러' 일본 사상 첫 WC 8강 실패, 크로아티아에 '승부차기'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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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일본에게 월드컵 8강은 '미지의 세계'였다. 24년의 기다림, 새 역사는 열리지 않았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이 2022년 카타르월드컵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일본은 6일(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대회 16강전에서 정규시간 90분 동안 1-1로 비긴 뒤 돌입한 연장 전후반에서 득점없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승부차기에서 1대3으로 패했다.

이날 승리했다면 일본은 월드컵 역대 최고 성적을 찍게 되는 것이었다. 1998년 프랑스 대회부터 참가한 일본의 월드컵 최고 성적은 16강이었다. 2002년 한-일 대회를 시작으로 2010년 남아공 대회와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 16강에 진출한 바 있다.

역대 아시아 축구에서 월드컵 8강을 맛본 건 두 팀이었다. '북한'과 '한국'. 북한은 1966년 잉글랜드 대회에서 이탈리아를 꺾고 아시아 최초로 8강에 올랐다. 한국은 2002년 한-일 대회 16강에서 안정환의 골든 골을 앞세워 이탈리아를 이긴 바 있다.

일본은 예상을 뒤집고 E조 1위로 16강 무대를 밟았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차군단' 독일에 2대1 역전승을 거둔 일본은 코스타리카와의 2차전에서 0대1로 패했다. 그러나 '무적함대' 스페인과의 3차전에서 2대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면서 아시아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 최초로 월드컵 두 대회 연속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3-4-3 포메이션을 가동한 일본은 카마다 다이치-마에다-도안 리츠를 1선에 뒀다. 양쪽 윙백에 나가토모 유토와 이토 준야를 기용한 일본은 모리타 히데시마와 엔도 와타루를 중원에 배치했다. 스리백은 다니구치 쇼고-요시다 마야-토미야스 타케히로로 구성됐다. 골키퍼 장갑은 곤다 슈이치가 꼈다.

F조 2위로 16강행 티켓을 거머쥔 크로아티아는 4-3-3 카드로 맞불을 놓았다. 이반 페르시치-브루노 페트코비치-안드레이 크라마리치를 스리톱에 중용했다. 마테오 코바치치, 마르셀로 브로조비치, 루카 모드리치가 중원을 지킨 크로아티아는 보르나 바리시치-요슈코 그바르디올-데얀 로브렌-요시프 유라노비치가 포백 라인을 구축했다. 골문은 도미니크 리바코비치 골키퍼가 맡는다.

전반 2분 다니구치의 위협적인 헤딩으로 포문을 연 일본은 강한 '압박 축구'로 크로아티아를 몰아붙였다. 그러나 전반 7분 수비 과정에서 치명적인 실수가 나왔다. 토미야스가 골키퍼에게 연결한 백패스가 짧아 페리시치가 곤다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이 펼쳐졌다. 다행히 곤다 골키퍼의 선방으로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전반 12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이토가 문전으로 연결한 땅볼 크로스가 위협적이었지만,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일본의 탄탄한 조직력에도 당황하지 않고 볼점유율을 높이던 크로아티아는 마무리가 아쉬웠다. 전반 24분에는 그바르디올의 왼발 슛이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전반 27분에는 양쪽 측면에서 번갈아가며 크로스를 올렸지만, 문전 집중력이 부족했다.

크로아티아에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이던 일본은 '자이언트 킬러'다웠다. 전반 43분 선제 골을 폭발시켰다. 오른쪽 측면에서 도안의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가 페트코비치의 몸에 맞고 문전으로 흐르자 마에다가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대회 일본의 첫 선취 골이었다.

하지만 쉽게 무너질 크로아티아가 아니었다. 후반 10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로브렌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페리시치가 상대 골키퍼가 막기 힘든 코스로 스탠딩 헤딩을 시도해 골네트를 갈랐다. 페리시치는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세르단 샤키리(스위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과 함께 지난 세 차례 월드컵에서 골을 넣은 4명의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크로아티아는 후반 17분 아크 서클 오른쪽에서 모드리치가 기습적인 중거리 슛을 날렸지만, 곤다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일본은 분위기 전환을 위해 후반 18분 두 장의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나가토모와 마에다를 빼고 아사노 다쿠마와 미토마 카오루를 투입했다. 후반 30분에는 공수 밸런스를 맞췄다. 공격수 카마다 대신 수비수 사카이 히로키를 투입했다.

후반 막판까지도 강한 압박을 유지하면서 크로아티아와 대등한 경기를 펼친 일본은 후반 추가시간 4분에도 상대 골문을 열지 못했다. 승부는 연장으로 흘렀다.

소강 상태가 계속되자 크로아티아는 연장 전반 8분 교체로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모드리치와 코바치치를 빼고 로브로 마예르와 니콜라 블라시치를 교체투입해 중원을 강화했다.

일본은 연장 전반 막판 크로아티아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후반 42분 교체투입된 미나미노 타쿠미가 50m 드리블 이후 강력한 오른발 슛을 날렸지만, 아쉽게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소득없이 연장 전반 15분을 마친 일본은 연장 후반에도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아사노의 빠른 스피드를 살리려는 전략을 폈다. 그러나 그바르디올과 로브렌이 지키는 크로아티아의 수비는 '철옹성'이었다. 좀처럼 뚫리지 않았다. 크로아티아는 연장 후반 추가시간 아크 서클에서 마예르의 회심의 오른발 슛이 나왔지만 골대를 외면했다.

결국 승부는 '11m 러시안 룰렛'이라 불리는 승부차기에서 결정났다. 출발이 불안했다. 첫 키커 미나미노의 슈팅이 방향을 정확하게 읽은 리바코비치에 막혔다. 한데 일본의 두 번째 키커 미토마도 막히고 말았다. 반면 크로아티아는 블라시치와 브로조비치가 성공시켰다. 세 번째 키커 아사노가 첫 승부차기를 성공시켰지만, 크로아티아에서도 실축이 나왔다. 그러나 요시다도 리바코비치에게 막히면서 일본은 8강 문턱에서 눈물을 흘려야 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