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최고의 선수의 입담 센스는 남달랐다.
올 시즌은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의 이름으로 가득 찼다. 타율(0.349), 타점(113점), 안타(193안타), 출루율(0.421), 장타율(0.575)에서 1위에 오르면서 2010년 7관왕에 오른 이대호에 이후 타격 5관왕을 기록했다. 아울러 2년 연속 타율 1위를 달리면서 KBO리그 최고의 타자임을 보여줬고, 정규시즌 MVP 수상으로 전 세계 최초 부자(父子) MVP 탄생을 알렸다.
연말 시상식 행진. 이정후는 단골 주인공이 됐다. 정규시즌 MVP를 시작으로 각종 언론사 시상식의 대상,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이 주관한 '올해의 선수' 등으로 선정됐다.
시즌이 끝난 뒤에도 이어지고 있는 행사 참여에 지칠 법도 했지만, 이정후는 "시즌을 잘 치렀다는 생각도 든다. 몸은 힘들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스케쥴을 소화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상을 받는 것도 일이지만, 소감을 말하는 것도 과제다. 매일 같은 이야기도 할 수 없을 노릇. 이정후는 "그래도 어느정도 경험이 있어서 상황 상황에 따라 포인트를 잡아서 말하고 있다. 선수협 시상식 때는 (양)의지 선배님이 고생하셨기 때문에 이야기를 했다. 언론사 시상식 때에는 언론사에 맞도록 이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종범 LG 코치와 함께 '세계 최초 부자 MVP'로 등극 했을 당시에는 "이 상을 계기로 이제 내 야구 인생은 내 이름으로 살아갈 수 있을 거 같다"고 밝혔다.
선수협 시상식에서는 "선수들이 뽑아주셔서 어떤 상보다 뜻깊고 값지다"라고 인사를 남겼다. 특히 선수협 시상식 전에는 새로운 선수협 회장이 선출됐다. 양의지가 2년 임기를 마쳤고, 김현수가 새로운 회장으로 선출됐다. 이정후는 이에 맞춰서 "2년 동안 선수들을 위해 고생하신 양의지 회장님께 감사드린다. 새 회장으로 뽑힌 김현수 회장님 잘 부탁드린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현역 시절 '바람의 아들'로 불리며 최고의 선수로 활약했던 아버지에 이어 이정후의 상 수집이 시작되면서 집에 트로피를 전시해 놓는 것도 고민거리가 될 법 했다. 공간은 넉넉했다. 이정후는 "KIA 구단에서 아버지 상을 전시하고 싶다고 하셨고, 아버지도 흔쾌 허락하신 덕분에 집에 공간이 생겼다"고 미소를 지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