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월드컵 본선 사상 최초로 한-일전이 성사될까.
'설레발 시나리오'이긴 하다. 실현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그러나 2022년 카타르월드컵은 그야말로 이변의 대회다. 기적이 이뤄진다면 한-일전 성사도 꿈만은 아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선 이변이 참 많이 발생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위험천만하지만, 색깔있는 '콤팩트 수비축구'로 아르헨티나에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이란이 웨일스를 2대0으로 꺾었고, 튀니지가 프랑스를 1대0으로 제압한 것도 이변에 속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4위인 일본이 11위 독일과 7위 스페인의 벽을 뛰어넘은 건 '센세이션'이었다. 특히 일본은 2일(이하 한국시각)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화려한 용병술로 스페인에 2대1 역전승을 거두고 아시아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 4년 전 러시아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한 일본은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두 대회 연속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또 아시아 국가 월드컵 최다승인 7승도 기록하는 새 역사를 탄생시켰다.
결국 아시아와 아프라카 팀들이 월드 클래스 선수들이 즐비한 '우승후보' 팀들에 승리를 거둔 것이 이변의 핵심 내용이다.
이변의 월드컵에 방점을 찍을 수 있는 건 한-일전 성사다. 그러려면 '기·적', 두 글자가 필요하다. 우선 한국이 일본의 승기 바통을 이어받아야 16강에 진출해야 한다. 지긋지긋한 경우의 수를 뚫어야 한다. 한국은 오는 3일 0시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릴 대회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무조건 포르투갈을 이겨야 한다. 여기에 우루과이가 1~2골차로 가나를 이겨줘야 한국의 16강행이 확정된다.
운좋게 16강에 진출했다 하더라도 더 높은 벽이 기다린다.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지난 6월 브라질과 A매치를 치른 바 있다. 당시 '삼바축구' 정예멤버에게 1대5로 패했다. 사실상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격이다.
일본은 4년 전 러시아월드컵 준우승팀 크로아티아에 승리해야 한다. 객관적 전력에서 크로아티아가 훨씬 앞선다. 하지만 일본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전차군단' 독일을 떨어뜨리고 16강행 티켓을 거머쥔 일본이다. 역시 독일, 스페인과 충돌할 때처럼 기본적으로 움츠렸다 빠른 역습으로 골을 노리는 전략으로 맞서야 하겠지만, 운도 따라줘야 한다.
이렇게 한국과 일본이 '축구 강호'들을 제압하면 월드컵 역사가 바뀐다. 역대 최초로 한-일전이 성사된다. 일본 매체 'DAZN'은 "한국과 일본이 (8강에서) 맞붙으면 꿈같은 빅 매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과 일본의 마지막 충돌은 지난 7월 27일 일본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동아시안컵 경기였다. 당시 한국은 0대3으로 패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