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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했으면 지금 카타르에…" 무명 신예→돌격대장, 父도 예상 못한 폭풍성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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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스프링캠프 때 우리팀 외야수 다 1군 캠프에 있었어요. 퓨처스에는 저 포함 딱 2명 있었죠. 소외감이 컸는데, 이를 악물었죠. 시즌 마무리는 꼭 사직에서 하겠다고."

개막 전 신분은 육성선수. 당시 목표는 '5월 1일 콜업'이었다.

시즌 전만 해도 황성빈을 주목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바닥'에서 시작한 셈이다.

황성빈(25)의 입지는 1년만에 천지개벽했다. 타율 3할은 아깝게 놓쳤지만(2할9푼4리) OPS(출루율+장타율) 0.707을 기록하며 주전 중견수 겸 테이블세터로 발돋움했다. 래리 서튼 감독이 "우리 팀에서 볼수없었던 재능을 가졌다. 다이내믹 그 자체"라며 거듭 찬사를 보냈을 정도다.

황성빈의 마무리캠프는 수비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정규 훈련 전 얼리 워크, 끝난 뒤 엑스트라 워크를 대부분 수비 훈련에 투자했다. 코치진의 권유에 따라 캠프 기간 동안 상동연습장에 숙식하며 야간 훈련까지 소화했다. 박흥식, 김평호, 전준호 코치가 돌아가며 그를 밀착 마크했다.

타격과 주루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반면, 수비에서는 타구 예측 능력 부족에 1년 내내 발목을 잡혔다. 근성이나 연습이 부족한 선수가 아니기에 더욱 간절했다. 황성빈은 "훈련과 기량은 비례한다고 믿고 싶어요. '이렇게까지 훈련했는데 내년엔 잘할 수 있을거야'라는 생각이 들 만큼 열심히 했거든요. 내년에 같은 타구를 또 놓친다면 억울할 만큼"이라고 강조했다.

올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엔 더 자신감있게 임할 예정. 황성빈은 "타격도 기대 이상이었고, 주루는 진짜 만족해요. 저희 아버지도 제가 올해 이렇게 잘할줄 몰랐다고 하셨어요"라며 웃었다.

다만 빠른발과 적극성, 탁월한 슬라이딩에도 도루(10개) 대비 도루 실패(12개)가 많았다.

"나는 남들과 다르다는 걸 보여주려는 생각이 너무 과했던 거죠. 침착하지도 못했고. 내년에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겁니다."

올겨울에는 자신만의 운동 루틴을 정립하는데 최선을 다할 예정. 성실함만큼은 팀내 최고로 꼽히는 그다.

황성빈의 목표는 자신이 '반짝 스타'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것. 내년 스프링캠프에 자신의 경쟁력을 다시 증명해야한다.

화제가 카타르월드컵으로 옮겨갔다. 사실 초등학교 때 축구를 했던 황성빈이다. 그는 "야구처럼 간절하게 구했으면 지금쯤 카타르에 있지 않을까요?"라며 웃었다.

"원래 야구를 좋아했는데, 부모님이 야구를 안 시켜주셨어요. 초등학교에 축구부가 있었는데, 감독님이 회비 면제로 절 뽑아주셨어요. 그래서 5학년까지는 축구를 했어요. 그러다 동생이 야구를 시작하면서 저도 6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죠. KBO리그 1군에서 야구 올스타전은 쉽지 않겠지만, 축구로 베스트 일레븐 뽑으면 무조건 들어갈걸요?"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