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비용 항공사(LCC) 에어서울에서 조종사로 근무하던 한 직원이 채용 및 근무 과정에서 지속적인 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나 에어서울 측은 해당 직원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고 강하게 맞서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이번 논으로 인해 에어서울이 기나긴 적자 행진으로 고군분투 중인 가운데 실적개선 등에 있어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에어서울 직원 A씨, "지속적 성차별 경험" vs 에어서울 "차별행위 없었다"
지난 8월 에어서울로부터 해고된 A씨는 에어서울의 해고가 부당했고 사내에서 지속적인 성차별을 경험했다며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A씨는 권익위 신고에서 "2018년 6월 입사 초기부터 여성이라는 이유로 에어서울로부터 많은 차별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신고 내용에 따르면 A씨는 합격자 발표일이던 2018년 5월 3일 당시 합격 문자를 받지 못했고 '한번 더 면접을 치르라'는 전화를 받았다. 당일 오후 안전운항본부장을 독대해 별도의 면접을 치른 A씨는 이 자리에서 '필기시험도 1등이고 성적이 우수하지만 회사가 여자라서 고민했다', '다른 항공사에서 여성 조종사들이 강성노조 활동을 해 아주 골치가 아팠다. 사측이 될 수 있겠느냐'는 등의 발언을 들었다.
이와 함께 A씨는 입사 이후에도 지속적인 성차별적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합격 직후인 2018년 5월 훈련 당시 "머리를 숏커트로 잘라라", "앞으로 화장을 하지 마라", "너는 남자다" 등의 말을 들었다는 것이다. 기장 등으로부터 "목소리 톤 낮춰라", "역시 나이 많고, 여자는 퍼포먼스가 안 좋을 수밖에 없구나", "여자가 남자들이 많은 곳에 왔으면 더 악착같이 해야 하는 거 아니야" 등 성차별 발언을 지속적으로 들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조종사 집단 규모가 작은데다 긴밀한 연결 관계 등으로 불만사항에 대해 제대로 문제제기를 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A씨의 법률대리인 측은 "A씨는 채용 당시부터 별도로 면접을 치르는 등 성차별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현재 A씨의 신고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그러나 에어서울 측은 A씨의 주장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먼저 2018년 당시 A씨의 면접을 진행한 안전운항본부장은 A씨의 주장에 대해 "별도 면접이 아닌 최종 합격 결정 이후의 면담이었다"면서 "회사에 도움되는 조종사가 되어줄 것을 당부했을 뿐"이라며 맞서고 있다.
회사 측은 "A씨의 주장은 일방적인 주장과 해석으로 사실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고 해명했다. 이어 "에어서울은 직장 내 성차별을 허용하지 않고 있고, A씨의 해고 사유는 명확하다. 수 차례에 걸친 심사에서 기량 부족으로 탈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최종심사에서는 본인이 지정하는 교관 및 심사관을 배정해 재차 기회를 부여했지만 이마저도 탈락했다"면서 "에어서울은 고객 안전 확보를 위해 기량 부적격 부기장을 인사조치한 것 뿐"이라고 했다.
▶적자 쌓여가는 에어서울, 위기 타개는 언제
양 측의 팽팽한 입장 차로 조사 과정이 매우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안팎에선 에어서울이 이번 논란 여파로 브랜드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논란이 장기화 될 경우 회사의 안정적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의 시각을 보내는 이도 많다.
에어서울은 지난 2019년 국내선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천명하면서 220억원 이상의 매출 증가를 기대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타격을 입으며 성장이 사실상 멈춘 상태다. 비상장사인 에어서울의 2022년 1~3분기 기준 당기순손실은 763억원에 달한다. 결손금 역시 정확한 추산치는 없으나 약 3000억원 가량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다만 에어서울 측은 4분기 들어 운항 노선이 늘며 부채가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에어서울은 지난달 30일부터 인천~오사카, 인천~후쿠오카 노선 운항을 재개했으며 이번 달 23일부터는 인천~다카마스 노선을 재취항하고 재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