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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크, 이승기가 빌려준 47억으로 건물 매입..“월세 수익 31억 챙겼지만 이승기 몫은 0원” [SC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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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박아람 기자] 후크 엔터테인먼트(대표 권진영)가 가수 겸 배우 이승기에게 빌린 수십억 원으로 94억5000만원의 청담동 빌딩을 매입, 이후 177억 원에 팔아 82억 원의 시세 차익을 거뒀다는 보도가 나왔다.

28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후크는 이승기에게 '반반 투자'를 제안하며 2011년 4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 인근에 있는 건물을 샀다.

건물 투자를 제안했을 당시, 후크는 건물 취득세와 및 등록세 부담하겠다면서 매입가액 및 부동산 수수료 등은 정확하게 반반씩 나누기로 했다. 지난 2014년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후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승기는 소속사인 후크에 '운영 자금'을 명목으로 47억2500만원, 이자율 0%로 빌려준 것으로 나온다. 이승기는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로 19억 원까지 받았다.

이승기가 부담하기로 한 금액은 건물 매입가액의 50%인 47억2500만원+부동산 수수료 50%인 1750만원+은행 대출 수수료 등을 포함해 총 47억4384만원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건물 등기엔 투자자인 이승기의 이름이 없었고 후크의 단독 명의였다. 이에 이승기는 수차례 공동명의를 요구했으나 후크는 "대중들은 연예인들이 건물 사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건물 지하에 있는 바(Bar) 사장이 질이 안 좋아서 너가 골치 아파질 수 있다"는 핑계를 대며 명의 변경을 차일피일 미뤘다고 한다.

또 이승기의 47억2500만원은 후크 감사보고서에 '단기차입금'으로 회계 처리됐다. 투자가 아니라 단순히 빌렸다는 의미다.

2016년 이승기가 군입대를 하고 2017년 10월 제대 후에도 건물주 명의는 바뀌지 않고 여전히 후크로 돼 있었다. 명의는 바뀌지 않았다. 후크는 2013년~2021년까지 월세 수익만 약 31억 원을 챙겼지만 이승기의 몫은 0원이었다. 이승기 측은 조선닷컴의 "왜 월세 수익을 안 챙겼냐"의 질문에 "언젠가는 알아서 챙겨주겠거니 했다"고 답했다.

2021년 5월 이승기와 후크가 갈등을 빚기 시작했고 이승기는 후크를 떠나 1인 기획사를 설립해 독자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조선일보는 당시 이승기와 권진영 대표가 주고 받은 메시지를 공개했다.

권진영 대표는 "너에게 건물을 양도하고 정리하려 했던 부분에서 너가 홀로 독립을 원한다고 해서 너에게 양도하는 건 물리적으로 힘들 거 같고. 너가 투자했던 원금에 그동안 받았던 월세를 정산해서 지급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는 결론이다"라며 '지급내역서'라고 적힌 파일을 보냈다. 이에 이승기가 해당 내용을 아버지에게 전달하겠다고 했고 권진영 대표는 "이건 당사자끼리 정산해야 한다", "가족이 개입해 혹시 마음이 다치거나 오해가 생기지 않길 바란다"며 가족이 건물 문제에 개입하는 걸 반대했다.

이후 6월10일 이승기는 후크와 재계약을 했고 2021년 7월22일 작성된 합의서에는 이승기의 47억2500만원은 '투자금'이 아닌 '대여금'으로 적혀 있었다. 이승기는 10년 넘게 건물 투자자라고 생각했지만 합의서에 도장을 찍었다. 합의서만 보면 이승기는 후크가 건물을 살 수 있게 돈만 빌려준 셈이 된 것. 이승기는 후크로부터 '원금+이자'에 해당하는 '67억원'을 받았다. 이승기의 투자금을 청산한 후크는 석 달 뒤, 청담동 건물을 177억원에 팔아 약 82억 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이승기 주변 인물들은 이승기가 끝까지 건물 지분을 요구할 수 있었지만, 소속사의 가스라이팅 때문에 지쳐 어쩔 수 없이 합의서에 도장을 찍었다고 전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당시 이승기가 열애 보도, 소속사와 갈등을 겪으면서 심신이 지친 상태였다. 돈 문제로 소속사와 얼굴 붉히고 싸우고 싶지 않아, 그냥 포기하고 합의서에 도장을 찍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기를 잘 아는 관계자는 "평소 후크가 돈 이야기만 나오면 예민하게 굴었다고 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작년 5월, 소속사를 나간다고 할 때도 이승기가 돈 문제를 꺼냈더니 '서운하다' '연예인이 돈 밝히면 안 된다'느니 이런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때도 청담동 건물 처리 방식을 이야기했는데, 해결이 잘 안 됐다. 이승기씨가 이러다 돈을 못 받을 것 같아 합의서가 부당하다는 걸 알면서도 도장을 찍어줬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후크 측의 입장은 달랐다. 후크의 법률대리인은 조선닷컴에게 "건물 반반 투자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그 건물을 살 때, 절반 정도의 금액을 빌리기로 했던 거다. 건물을 팔기 전에 이승기와 정산이 이뤄진 거고. 이승기는 현재 투자라고 주장하는 거 같은데, 건물을 팔지도 않았는데 돈을 받는 건 이상하지 않냐"고 했다. 이어 '이승기 지분 50%'라고 적힌 약정서에 대해선 "알아보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이승기의 법률대리인은 "이승기는 오랜 기간에 걸쳐 음원료 수익 정산뿐만 아니라 건물 투자금 반환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후크의 부당한 합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후크의 제안 외에는 투자금을 환수 받을 방법이 없던 이승기씨는 별다른 이의도 제기하지 못한 채 서명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tokki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