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돌아왔지만 미래는 불투명하다. 비상상황도 지울 수 없다. '수비라인의 핵' 김민재(26·나폴리)가 가나전을 하루 앞두고 마침내 훈련에 복귀했다.
김민재는 27일(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가나전 마지막 공식훈련에 참가했다. 하지만 약 5분간 이어진 파울루 벤투 감독의 선수단 전체 미팅 후 김민재 홀로 빠졌다. 첫 15분간 공개된 훈련에서 그는 별도로 사이클을 타며 재활훈련을 소화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김민재가 훈련에는 나왔다. 하지만 정확한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오른쪽 종아리 근육을 다쳤다. 우루과이전에서 다윈 누녜스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쓰러졌다. 그는 25일과 26일, 이틀 연속 훈련에 불참했다. 근육 통증이어서 근심이 더 크다. 김민재도 근육 부상은 처음이라고 했다. 몸은 거짓말을 못 한다. 이번 시즌 나폴리에 둥지를 튼 그는 쉼없이 달려왔다.
유럽파 가운데 가장 많은 1800분을 소화했다. 세리에A 15경기 중 14경기에서 풀타임 소화했다.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6경기에선 단 1초도 쉬지 않았다. 세리에A 1위, UCL 16강 진출을 견인한 김민재는 세계적인 센터백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혹사의 그늘'은 지울 수 없다. 근육 통증은 쉬어야 한다는 '몸의 신호'다. 무리해서 파열될 경우 돌이킬 수 없다.
벤투 감독도 우려스럽긴 마찬가지다. 결국 모험을 하기로 결정했다. 김민재가 가나전에서도 버텨야 방패는 더 견고해진다. 김민재는 일단 "심한 건 아닌 것 같다"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벤투 감독은 마지막까지 김민재의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다. 그는 이날 열린 가나전 기자회견에서 "현 상황에서 김민재는 잘 모르겠다. 회복 중이다. 출전 여부는 내일 아침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플랜 B'는 불가피하다. 김민재가 가나전에 출전하더라도 경기 중에 통증은 재발할 수 있다. 중앙 수비에는 우루과이전에서 김민재와 호흡한 김영권(울산)을 비롯해 권경원(감바 오사카) 조유민(대전)이 포진해 있다. 이들도 출격 준비를 마쳐야 한다.
공격라인에도 공백은 이어진다. 왼쪽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이 불편했던 황희찬(울버햄턴)이 훈련에 복귀했다. 그는 카타르에서 '서다, 가다'를 반복했다. 이번에는 무려 8일 만의 복귀였다.
황희찬은 18일 정상 훈련 후 또 다시 통증이 재발해 19일 오전, 오후 훈련에 모두 불참했다. 이어 25일까지 훈련에서 열외돼 홀로 재활 훈련을 소화했다. 황희찬은 26일 훈련에 합류했고, 이틀 연속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그러나 황희찬은 아직 경기에 출전할 몸상태는 아니다. 벤투 감독은 "황희찬은 가나전에도 출전하지 못한다"고 못박았다.
황희찬의 복귀는 공격 옵션의 다변화를 의미한다. 손흥민(토트넘)을 원톱으로 가동할 수도 있다. 그러나 황희찬이 가나전에도 활용할 수 없어 '완전체'의 길은 멀고, 험난해 보인다.
사상 첫 겨울월드컵인 카타르 대회는 유럽 5대 리그의 시즌 중 열리는 최초의 월드컵이다. 각 국도 부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벤투호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로선 위기 대응 속도를 높이는 것 외에 대안은 없다. 도하(카타르)=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