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이강인(21·마요르카)의 존재감이 달라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신뢰도 또한 수직상승한 분위기다.
운명의 가나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대한민국은 28일 오후 10시30분(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가나와 H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벤투호는 1차전에서 우루과이와 0대0 무승부를 기록해 승점 1점을 확보했다. 반면 가나는 포르투갈에 2대3으로 패했다. 벤투 감독은 26일 선수단 미팅을 통해 분석한 가나의 전력을 선수들과 공유했다.
가나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포르투갈에 패했지만 마지막까지 괴롭힐 정도로 개개인의 역량이 뛰어나다. 물론 아킬레스건은 있다. 측면 뒷공간이다. 포르투갈전에선 5백에서 스리백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허점을 노출했다. 포르투갈의 후반 2골이 이 상황에서 나왔다. 결국 하프스페이스 공략이 관건이다.
그럴려면 자로잰 듯한 패스가 빈공간으로 배달돼야 한다. 패스의 질만 따지면 이강인도 떨어지지 않는다. 폭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자유자재로 볼을 뿌린다.
이강인은 일단 '출전'이라는 높은 벽은 뚫었다. 그는 9월 A매치 2연전에서 1년6개월 만에 다시 호출을 받았다. 하지만 눈물이었다. 두 경기에서 단 1초도 소화하지 못했다.
카타르월드컵 최종엔트리에는 승선했지만 출전 전망은 불투명했다. 하지만 이강인은 우루과이전에서 후반 29분 교체투입돼 생애 첫 월드컵 무대를 누볐다. 특유의 자신감이 돋보였다. '빅리거'답게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과감한 드리블로 상대 진영을 파고 들었고, 패스도 날카로웠다. 강력한 슈팅도 한 차레 날렸다.
벤투 감독은 "이강인은 스피드를 살린 패스와 돌파 능력이 좋다. 특히 압박이 들어왔을 때 그런 면모를 잘 드러내는 역량이 있다. 훈련에서도 그것이 드러났다. 수비시에도 좋은 면모를 보여줬다. 그래서 교체선수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강인이 이제 교체를 넘어 선발으로도 뛸 수 있을지 관심이다. 분위기는 고무적이다. 벤투 감독은 25일 훈련에선 이강인의 투지 넘치는 자세에 흡족해하며 훈련이 모두 끝난 후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장면이 목격됐다.
26일에는 '막내' 이강인이 '캡틴' 손흥민과 처음으로 2인 1조로 묶여 눈길을 끌었다. 둘은 하프 짐볼에 교대로 올라 볼을 주고, 받으며 밸런스 훈련을 실시했다.
손흥민은 9월 A매치 당시 경기에 뛰지 못한 이강인을 꼭 안아줬다. 다만 선택은 벤투 감독의 결정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벤투 감독은 카타르에서 이강인을 재평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선발 카드로 쓸지는 전적으로 벤투 감독의 몫이다. 다만 출전시간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도하(카타르)=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