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원톱일까, 투톱일까.
한국은 24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와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16강의 운명을 쥔 경기다. 사활을 걸어야 한다. 우루과이 공략을 위해 구슬땀을 흘려온 벤투호의 최종 선택, 결국 공격 전형이 키를 쥐고 있다.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수비 라인은 포백, 수비형 미드필더는 한 명이 배치될 공산이 크다. 김진수(전북)-김영권(울산)-김민재(나폴리)-김문환(전북), '포킴'이 포백을 이루고, 수비형 미드필더는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정우영(알 사드)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골키퍼는 역시 김승규(알 샤밥)다.
하지만 공격 라인은 다르다. 변수가 이어지며 안갯 속 형국이다.
1차 변수는 '캡틴' 손흥민(토트넘)이었다. 벤투 감독의 최근 손흥민 활용법은 '원톱'으로 고정됐다. 기동력이 좋은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을 그 아래에 포진시켜, 수비적인 부분을 최대한 줄여줬다. 득점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손흥민은 이 전술 속 최근 5번의 A매치에서 4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안와골절 부상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기적 같은 회복력으로 우루과이전에 나서지만, 전술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몸싸움이 쉽지 않은만큼, 그를 도와줄 '보디가드'가 필요해졌다. 속도와 기동력에서 힘을 더해줄 수 있는 정우영보다는, 앞에서 싸워주고, 버텨줄 수 있는 선수가 더 절실해졌다. '투톱' 카드가 떠오른 배경이다. 벤투호는 힘과 높이를 보유한 정통 공격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내 2차 변수가 생겼다. '황소' 황희찬(울버햄턴)이다. 황희찬은 손흥민이 원톱으로 올라가며, 왼쪽 날개 자리를 꿰찼다. 과거 황의조(올림피아코스)가 원톱, 손흥민이 왼쪽에 붙박이로 자리하며, 황희찬이 설자리는 오른쪽 날개 밖에 없었다. 하지만 황희찬은 오른쪽 보다 왼쪽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스타일이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 원톱 카드로 득점력을 올림과 동시에, 황희찬의 왼쪽 이동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가장 좋은 환경을 맞이한 황희찬은 대표팀에서 소속팀 보다 좋은 활약을 펼쳤다.
왼쪽을 든든히 지켜줘야 하는 황희찬이 햄스트링에 불편함을 느끼며, 우루과이전 출전이 물 건너 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황희찬은 뛸 수 없다"고 했다. 결국 손흥민의 왼쪽 이동을 고민할 수 밖에 없다. 손흥민이 측면으로 가면, 다시 원톱, 혹은 스리톱으로 바뀐다. 4-2-3-1, 4-1-4-1 혹은 4-3-3이다. 그간 익숙하게 활용했던 벤투호의 플랜A다. 이 경우 황의조나 조규성(전북)이 원톱으로 나선다. 오른쪽은 수비 가담이 좋은 나상호(서울)이 유력하다.
원톱시 허리진은 최종예선에서 위력을 발휘한 이재성(마인츠)-황인범(올림피아코스)-정우영(알사드) 라인이 재가동된다. 반면, 투톱에서는 자리가 바뀔 수 있다. 혹 4-4-2 형태가 된다면 이재성이 왼쪽으로 이동, 특유의 기동력으로 측면은 물론 중앙까지 커버하며 우루과이의 막강 허리진과 싸울 것으로 보인다. 벤투 감독이 더블볼란치(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기용에 인색한만큼, 수비적인 밸런스를 맞춰줄 수 있는 이재성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도하(카타르)=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