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유쾌한 성격의 노진혁(33)과 박민우(29). NC 창단 멤버로 키스톤 콤비로 줄곧 호흡을 맞춰온 절친한 사이다.
올 겨울 나란히 FA 자격을 얻은 두 선수. 당연히 NC에서 함께 뛸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상 일, 뜻대로 되지 않았다.
노진혁은 지난 22일 NC와 마지막 협상 후 오랫 동안 공을 들여온 롯데로의 이적을 택했다.
롯데와 4년 총액 50억 원(계약금 22억 원, 연봉 24억 원, 옵션 4억 원)의 FA 계약으로 정든 NC를 떠났다.
이로써 전날 양의지까지 올시즌 전후반 NC 캡틴을 나눠 맡았던 두 선수가 모두 팀을 떠나게 됐다.
노진혁 롯데행이 발표된 직후 박민우는 소속팀 NC 잔류를 택했다.
최장 8년(5년+3년)에 최대 140억원(보장 5년 옵션 10억 포함 최대 90억원+3년 옵션 10억 포함 최대 50억원)의 초장기 계약. 8년은 2년 전 두산 허경민의 7년(4+3) 최대 85억원을 뛰어넘는 KBO 역대 최장기 FA 계약이다.
오래 전부터 마음 먹고 있던 원클럽맨의 길. "이 팀에서 은퇴하고 싶은 생각이 컸다. 종신 원클럽 맨은 선수로서 멋있고, 가치있는 커리어라고 생각해 길게 하기를 원했다"는 박민우의 뜻이 담겨 있다.
하지만 같은 날 헤어진 노진혁과의 이별이 못내 아쉽다.
박민우는 계약 후 가진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진혁이 형하고 같이 사인하고 같이 사진 찍자고 했었는데"라며 아쉬워 했다. 이어 "FA 되고 매일 통화했다. 심지어 오늘 아침에도 통화했다. 너무 미안하다고 하더라"며 이별을 안타까워 했다. 그러면서도 "(양)의지 형이나 (노)진혁이 형 모두 마지막까지 고민한 걸로 안다. 힘든 선택이었을 것이다. 뛰어난 선수들이니 만큼 어디 가든 잘 하실 것"이라는 덕담을 잊지 않았다.
노진혁은 고심 끝에 롯데행을 확정지은 뒤 NC 강인권 감독에게 전화해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NC 창단멤버로 10년 세월을 함께 보낸 절친 선후배. 같은 날, 내일을 향한 길이 엇갈렸다. 얄궂은 운명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