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떨림과 기대감이 공존하는데…야구 잘하면 그 누구보다도 뜨거운 응원을 받게 될 테니까."
이제 NC 다이노스 아닌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다. 노진혁(33)의 목소리는 밝았다.
롯데는 23일 4년 총액 50억원에 FA 노진혁을 영입했다. 노진혁은 이날 오전 사직구장을 방문, 계약서에 사인했다.
포수 유강남에 이어 올 겨울 롯데의 2번째 FA 계약이다. 롯데는 그간 약점으로 지적받던 포수와 유격수 자리를 이번 FA를 통해 완벽하게 메웠다.
3년간 차근차근 샐러리캡을 대비해온 보람이 있었다. 남은 것은 적극성 뿐이었다. 올해 롯데 유니폼을 입은 방출, FA 선수들은 입을 모아 "롯데의 정성에 반했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화끈한 투자에 나선 모기업의 확실한 지원, 성민규 단장을 중심으로 한 실무진의 발빠른 행보가 이처럼 따뜻한 겨울을 이뤄냈다.
노진혁 역시 마찬가지다. 데뷔 첫 이적을 확정지은 노진혁은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생애 첫 이적이라 두려움도 없진 않지만, 기대하는 마음이 더 크다"라며 "NC와 롯데 모두 금액은 같았다. 하지만 롯데 (성민규)단장님이 협상 첫날부터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셨고, 어제 마지막 순간까지 정성을 다하셨다. 그게 저와 아내, 제 가족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했다.
"롯데에서는 투수들과 친하다. 김원중 구승민 문경찬, 특히 (김)원중이는 학교 후배라 밥도 같이 먹고 하는 사이다. 그러잖아도 발표 나고 바로 연락이 왔다."
혹시 유격수 포지션 여부도 영향이 있었을까. 올해 노진혁은 NC에서 유격수보다 3루수로 더 많은 수비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노진혁은 "NC에 남았다면 3루수, 롯데로 옮기게 되면 유격수로 뛰면 되지 않겠나. NC에선 내가 3루로 나올 승률이 더 높았을 뿐이다. 포지션에 크게 집착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포지션에 걸맞지 않게 통산 장타율이 4할2푼6리에 달하는 한방이 매력적이다. 별명도 '거포 유격수'다. 2018년 이후 5년 중 4시즌 동안 두자릿수 홈런을 때렸다. 이 기간 동안 연평균 홈런 13.4개, 장타율 4할5푼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첫 20홈런을 기록했고, 올해도 시즌초 부진을 딛고 15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부산 팬들은 이제 봄을 기다린다. 노진혁은 올해 사직에서 타율 3할7푼5리(32타수 12안타 ) 3홈런 1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79를 기록했다.
"이상하게 사직만 가면 잘 맞더라. 좋은 기억을 바탕으로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부담감도 적진 않지만, 내 역할을 한다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임하겠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