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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why]맨유와 '의도된 손절' 호날두, '5억 팔로어'를 원하는 빅클럽들이 뒷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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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맨유와 축구 스타 호날두(37)가 결별했다. 23일(한국시각) 양측은 상호 합의로 계약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호날두는 직전 한 TV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맨유 구단을 맹비난했다. 텐하흐 감독과 일부 선수들을 공격했다. 맨유 구단은 법적 대응까지 거론하며 분노했고, 결국 구단 레전드 스타를 손절할 수밖에 없었다. 호날두가 아무리 세계적인 빅스타라고 하더라도 구단의 명예를 대놓고 실추시켜 더이상 함께 갈 수 없었다. 이제 호날두는 이적료 없이 FA로 어떤 구단과도 계약할 수 있는 자유의 몸이 됐다.

맨유 구단의 현재 분위기는 결별 발표 문구에서 충분히 드러났다. 맨유는 SNS를 통해 짧게 공지했다. '호날두는 상호 합의를 통해 맨유를 떠난다. (그 결정은) 지금 바로 유효하다. 맨유 구단은 올드 트래포드에서 두 번의 계약 기간 동안 크게 공헌해준 것에 감사하다'고 올렸다. 호날두의 이름값을 감안하면 작별 공지가 너무 짧고 형식적임을 알 수 있다. 관련 공지에 달린 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호날두를 이해한다는 반응과 호날두가 너무했다는 반응이 공존했다.

호날두는 맨유에서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고, 레알 마드리드와 유벤투스를 찍고 다시 친정으로 컴백했다가 이번에 안 좋게 헤어졌다. 퍼거슨 감독 아래에선 박지성 루니 에브라 긱스 등과 맨유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챔피언스리그 정상에도 올랐다. 하지만 2021년 여름, 돌아온 맨유는 퍼거슨 때와는 차원이 달랐다. 그를 영입한 솔샤르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물러났고, 임시 감독 랑닉에 이어 텐하흐 감독으로 바뀌는 사이에 호날두의 입지는 계속 좁아졌다. 랑닉은 호날두와의 충돌을 가능한 피했다. 오히려 랑닉은 스스로 맨유를 떠나 오스트리아 A대표팀 사령탑으로 옮겼다. 맨유는 클럽의 체질 개선을 위해 아약스에서 텐하흐 감독을 모셔왔다. 호날두는 지난 여름, 맨유 동료들과 프리시즌을 같이 보내지 않았다. 혼자 포르투갈에서 훈련과 휴식을 취했다. 텐하흐 감독은 호날두에게 예외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놓고 충돌했다. 개막전부터 호날두를 벤치에 앉혔다. 호날두는 참지 않았고 바로 반응했다. 경기가 끝나지 않았는데 벤치를 떠났다.

호날두는 자존심을 굽히지 않았다. 카타르월드컵 종료 이후 더이상 맨유로 돌아갈 마음이 없었던 것 같다. 조국 포르투갈 월드컵대표팀에 합류했고, 사전 토크TV에 출연해 맨유 감독과 일부 선수들을 저격했다. 맨유 구단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마치 이렇게 해서라도 끝을 보겠다는 결단처럼 보였다.

전문가들은 호날두의 이런 행동과 일처리가 욱하는 마음에서 한 게 아니라고 판단한다. 호날두는 슈퍼 에이전트 조르제 멘데스(포르투갈 출신)의 도움을 받고 있다. 멘데스 사단에는 유럽 최고의 변호인들이 공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호날두가 이렇게 맨유를 떠나더라도 그를 원하는 곳이 아직도 많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또 호날두는 인류 최초로 인스타그램 팔로어 5억명을 돌파해 최강의 인플루언서라고 보면 된다. 세계적인 기업들이 그와 함께 마케팅을 하고 싶어 줄섰다. 그의 SNS에는 협찬 광고 영상이 하루가 멀다하고 올라온다. 그가 올리는 코멘트 마다 추종하는 팬들이 댓글로 반응한다. 수십만개의 댓글이 달리는 게 흔한 일이다.

당장 유럽 매체들은 호날두의 다음 행선지를 추적하고 있다. EPL 첼시, 프랑스 파리생제르맹, 포르투갈 스포르팅 리스본, 그리고 MLS 등이다. 첼시 새 구단주 보엘리는 호날두를 꼭 데려오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부호 아브라모비치로부터 구단을 사들인 미국인 사업가 보엘리는 최고의 마케팅 능력을 갖춘 호날두를 통해 첼시의 가치를 더 끌어올리고 싶어한다. 카타르 자본이 투자된 파리생제르맹 역시 호날두 같은 빅스타를 계속 원한다. 파리생제르맹에는 음바페 네이마르 메시가 있지만 호날두가 가세한다고 해도 문제될 게 없다는 계산이다. 설령 기존 3명 중 한 명을 다른 곳으로 보내면 그만이다. 스포르팅은 호날두가 프로 데뷔한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다. 그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돌아갈 수 있는 안식처쯤 된다. MLS도 호날두를 원한다. 특히 베컴이 구단주인 인터 마이애미 등이 호날두를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포르투갈 주장인 호날두는 현재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첫 가나전을 준비하고 있다. 25일 오전 1시(한국시각)에 열린다. 이번 월드컵은 호날두의 37세라는 나이를 감안할 때 '라스트 댄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는 아직까지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품지 못했다. 그는 이미 세계축구사에서 손꼽을 레전드 반열에 올랐다. 그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해선 월드컵 우승이 금상첨화일 것이다. 포르투갈이 속한 조별리그 H조에는 한국 우루과이도 포함돼 있다. 손흥민이 이끄는 한국과는 12월 3일 오전 0시에 맞대결한다. 호날두는 손흥민의 우상이기도 하다. 또 호날두는 맨유 시절 박지성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호날두는 2019년 여름, 유벤투스 내한 때 노쇼 사건으로 K리그 팬들로부터 분노 유발자가 되기도 했다. 호날두의 다음 행보는 어딜까.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